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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물놀이하는 바닷가에 생활오수 유입?

바닷가 생활오수 유입 의혹, 수질사업소 "빗물에 의한 일시적 현상"

등록|2014.08.19 17:19 수정|2014.08.19 18:14

▲ 18일 오전 울산 동구 방어진 바닷가에 있는 하수관에서 생활오수가 흘러내리고 있다. ⓒ 박석철


19일 오전 9시 울산 동구 방어동 바닷가, 주택가와 200m 남짓한 이곳 바닷가 하수관에서 오수가 쏟아져 나왔다. 세탁기를 돌릴 때 나오는 것 같은 회색 거품을 머금은 생활오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지난 18일, 하루 강수량으로는 울산기상대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많은 210.9㎜의 많은 비가 울산에 내렸다. 전날 억수같이 쏟아지던 폭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쳤지만, 방어진 백사장 가장자리에 있는 커다란 하수관에서는 오수가 나왔다.

▲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생활오수 ⓒ 박석철


주민들 물놀이하던 바닷가에 오수가 유입되다

이곳에는 길이 50m, 폭 20m가량의 백사장이 있다. 공인된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여름이면 주민들이 종종 물놀이를 하는 장소다. 지난주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물놀이를 다녀왔던 기자도, 아이와 함께 바다로 들어가 장난을 치다 넘어지면서 약간의 바닷물을 삼켰었다.

오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지난 중 삼켰던 바로 앞에 있는 바닷물이 생각나 순간적으로 '울컥' 하고 헛구역질이 나왔다.

이곳에서 주민들이 해수욕을 할 수 있는 건, 10여 년 전 1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방어진하수종말처리장'을 준공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연히 생활오수는 새로 설치된 하수관로를 따라 처리장으로 보내지고, 빗물만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되어 있다.

울산시는 착공 5년만인 지난 2005년 8월 국비와 시비 등 1525억 원을 투입한 하수종말처리장을 완공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방어진하수종말처리장은 처리용량이 1일 10만 톤 규모로 그동안 오수차집관로 33.5㎞와 방류관로 5.6㎞와 구조물 및 중계펌프장 6개소를 설치 완료한데 이어 처리장 주변 부대시설과 중계펌프장내 경계석·울타리 포장공사 등을 완공했다.

울산시는 하수처리장 완공으로 울산 동구와 북구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오수를 원활히 처리하는 한편 방어진항과 일산해수욕장, 동천 등지로 유입되는 오폐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연안해역 수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었다.

방어진하수종말처리장은 현재 방어진수질개선사업소로 명칭이 바뀌었고, 울산시가 민간위탁사업으로 운영학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0여 년 간, 당연히 동구 바닷가에는 생활오수가 원천 차단돼 바닷물이 깨끗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많은 주민들이 안심하고 물놀이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19일 오전 목격한 생활오수 유입은 지난 10년 간의 믿음이 깨지게 만들었다.

▲ 하수관에서 흘러나온 생활오수가 여과기 역할을 하는 석재를 거쳐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이곳은 주민들이 물놀이를 하는 곳이다. ⓒ 박석철


구청 관계자 "UFG 훈련때문에 빠른 조치 어려워"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울산시 동구청 안전건설과 관계자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기간이라 인력이 부족해 신속한 조치가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면서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한 "펌프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이 너무 많으면 오수가 역류할 수도 있고, 하수관 틈새를 따라 빗물과 함께 오수가 섞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어진수질개선사업소는 이에 대해 "비가 많이 오면 빗물관(우수관)에 쌓여 있던 퇴적물에다 길거리에 있는 온갖 오물들이 함께 쓸려 내려와 일시적 오수현상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어진 지역의 경우 경사가 급해 비가오면 오수처럼 반응하는 시간이 빠르지만 그 현상이 사라지는 시간도 그만큼 빠르다"며 "오수관에서 새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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