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뒤 달라진 밀양 주민들... "힘 얻었다"
주민들 곳곳에 '감사 펼침막' 내걸어... 한전, 마을 이동진료 시행
"교황님은 강의를 통해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셨다. 우리 마음도 많이 치유가 됐다. 아닌 일에는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교황님을 통해 알게 됐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최민자(60·아네스·가르멜수녀원)씨의 말이다. 최씨는 지난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정임출(72·부북면 위양마을), 한옥순(67·평밭마을)씨와 함께 참석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왔다(관련기사 :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 교황에게 편지 전달).
교황 방한 이후 밀양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계속 강행하고 있고, 경찰은 주민들의 공사장 출입을 막고 있다. 송전탑은 계속 올라가고, 주민과 경찰의 승강이는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제 밀양 문제 해결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주민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민들은 곳곳에 '교황 미사 초대' 내용이 담긴 펼침막을 내걸어놨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초대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교황 방한 이후 주민들은 더 힘을 얻게 됐다. 최아네스씨는 "주민들을 대표해서 세 명이 교황님을 만난 뒤 마을 어르신들은 더 큰 힘을 얻었다"라면서 "정의롭지 못하고 불법적인 것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전과 경찰은 변화가 없지만, 언론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라면서 "원자력발전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들이 알게 됐다, 당장 송전탑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불합리한 모순 덩어리인 원전 관련 문제들이 밝혀진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는 "교황께 감사드린다, 주민들이 그동안 힘들었는데 공개적으로 위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작 위로를 해줘야 할 사람(대통령)은 주민들을 위로하지 않았다, 제3자일 수도 있는 교황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 더 부각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전과 경찰에 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김 신부는 "어르신들 마음의 문이 닫혀 있는 게 아니다, (한전과 경찰이) 교황처럼 진솔한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면 된다"라면서 "전국적으로 원전 건설 관련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제는 밀양 문제를 풀기 위한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계삼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밀양 송전탑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고 있다, 며칠 전 폭우가 내리는 중에도 수많은 레미콘 차량이 공사 현장에 올라갔다"라면서 "주민들은 교황 초대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싸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오는 30일 오후 밀양 상동면 고정마을 주차장에서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밀양장터'와 문화제를 연다.
한전,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 이동진료 시행
한편, 21일 한전은 송전탑 경과지 마을 이동진료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동진료는 지난 1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한전은 "장기간의 송전탑 갈등으로 지친 주민을 위한 힐링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동진료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동진료는 오는 22일까지 닷새 동안 30개 마을회관에 진료소를 마련해 순회로 진행된다. 한전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건강상담과 검진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한전은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경남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밀양 다섯 개 면에 총 69기의 철탑을 세운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최민자(60·아네스·가르멜수녀원)씨의 말이다. 최씨는 지난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정임출(72·부북면 위양마을), 한옥순(67·평밭마을)씨와 함께 참석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왔다(관련기사 :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 교황에게 편지 전달).
교황 방한 이후 밀양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계속 강행하고 있고, 경찰은 주민들의 공사장 출입을 막고 있다. 송전탑은 계속 올라가고, 주민과 경찰의 승강이는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제 밀양 문제 해결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
▲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프란치스코 교황한테 고마움을 나타내는 펼침막을 곳곳에 내걸어 놓았다. ⓒ 장수민
그러나 주민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민들은 곳곳에 '교황 미사 초대' 내용이 담긴 펼침막을 내걸어놨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초대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교황 방한 이후 주민들은 더 힘을 얻게 됐다. 최아네스씨는 "주민들을 대표해서 세 명이 교황님을 만난 뒤 마을 어르신들은 더 큰 힘을 얻었다"라면서 "정의롭지 못하고 불법적인 것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전과 경찰은 변화가 없지만, 언론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라면서 "원자력발전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들이 알게 됐다, 당장 송전탑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불합리한 모순 덩어리인 원전 관련 문제들이 밝혀진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는 "교황께 감사드린다, 주민들이 그동안 힘들었는데 공개적으로 위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작 위로를 해줘야 할 사람(대통령)은 주민들을 위로하지 않았다, 제3자일 수도 있는 교황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 더 부각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전과 경찰에 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김 신부는 "어르신들 마음의 문이 닫혀 있는 게 아니다, (한전과 경찰이) 교황처럼 진솔한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면 된다"라면서 "전국적으로 원전 건설 관련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제는 밀양 문제를 풀기 위한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계삼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밀양 송전탑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고 있다, 며칠 전 폭우가 내리는 중에도 수많은 레미콘 차량이 공사 현장에 올라갔다"라면서 "주민들은 교황 초대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싸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오는 30일 오후 밀양 상동면 고정마을 주차장에서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밀양장터'와 문화제를 연다.
한전,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 이동진료 시행
▲ 한국전력공사는 18일부터 22일까지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을 대상으로 이동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 한국전력공사
한편, 21일 한전은 송전탑 경과지 마을 이동진료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동진료는 지난 1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한전은 "장기간의 송전탑 갈등으로 지친 주민을 위한 힐링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동진료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동진료는 오는 22일까지 닷새 동안 30개 마을회관에 진료소를 마련해 순회로 진행된다. 한전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건강상담과 검진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한전은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경남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밀양 다섯 개 면에 총 69기의 철탑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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