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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아닌데... 새누리, 김영오씨 주치의 신상정보 요청

이노근 "시립병원 의사 중립" 주장... 유가족 "진정성 말하며 신원조회 하나" 반발

등록|2014.09.01 20:20 수정|2014.09.02 15:17
[기사수정: 2일 오후 3시 17분]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서울동부시립병원 내과 과장의 '노조 경력, 당적' 등의 정보를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최근 보수 언론은 이 과장이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경력 등을 근거로 김영오씨의 단식에 '정치적 배후'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보도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이 과장의 신상 정보를 요청함에 따라 과도한 '신상털이'에 새누리당이 동참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노근 의원은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보라씨가 개인이면 신상털기를 왜 하냐, 이씨는 공인"이라며 "또 가정생활을 조사한 게 아니지 않냐"라고 반문했다.

▲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자료사진) ⓒ 이희훈


이노근 "시립병원 의사는 정치적 중립 지켜야 해"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서울시에 '국회의원 요구자료' 공문을 보냈다. 이 의원은 '노조 경력과 당적 및 서울동부병원 근무 경력과 직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공무원 신분으로 당원 및 당 대의원 신분을 가질 수 있는지, 공무원법 위반이 아닌지에 대한 검토 의견'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 과장뿐 아니라 김경일 서울동부시립병원장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의 정보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동부시립병원은 서울시가 서울의료원에 위탁해 경영하고 있으며, 서울의료원은 서울시 소속이 아닌 출연기관이다. 설사 정규직이더라도 이 과장은 '공무원' 신분이 아닌 것이다. 또한 이 과장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1년씩 재계약 하는 방식으로 서울동부시립병원에서 근무해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동부시립병원 의사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이보라씨가 통합진보당 당원이라길래 일반 공무원은 당원이 될 수 없어서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며 "서울시가 서울의료원에 위탁해서 (동부시립병원을) 하는 거 같은데, (그럼에도) 위탁 규정에 정치적 중립 조항을 보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설사 당원이더라도 오해받을 만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되도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라며 "일반 시민이 저 사람이 통합진보당 당원이라고 생각을 하겠냐, 그 신뢰를 깨트린 거"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 때 탈당한 바 있다. 이 사실을 전하자 이 의원은 "과거에 그랬다면 더더군다나 문제가 있다, 당적이 없다고 해도 그런 행위를 하면 안 된다"라며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하고 김영오씨가 투쟁하는 건 정치적으로 하나의 프로세스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극단적으로, (정치색을 띈) 의사가 원장이나 간부를 맡아서 시립병원 운영에 (정치적)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경근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은 "40일 동안 (김영오씨) 옆에서 지켜준 분이 이보라 선생인데 왜 이리 저리 뒤틀고 신원조회까지 하는지 유가족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새누리당과 세월호 특별법 관련 3차 면담을 했으나 아무런 진전 없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면담의) 진정성을 얘기했는데 주치의 신원 조회는 왜 하냐"라며 "뭔가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뒤에서 호박씨 까는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일갈했다.

이 과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언론에서도 소문을 가지고 짜깁기한 것만으로도 개인적인 충격이 컸는데 국회의원이 자료 요청 권한이 있다고 하지만 저에 대한 개인정보 경력을 짚어서 하려고 하는 것이 두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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