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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주, 왜 대세인가?

자신감, 당당함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등록|2014.09.16 18:33 수정|2014.09.16 18:33
평소 TV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필자는, 지인들이 코미디 프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면 무신경하게 넘기곤 했다. 그래서 최근 '대세'가 된 이국주가 만든 유행어인 "으리"도 그저 남자 개그맨 중 한 명이 만든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의 이름을 듣고서도 굳이 그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SNS에서 누군가가 포스팅한 그녀의 '식탐송 모음 동영상'을 보곤, 그 재치와 순발력 그리고 웃음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비주얼(?)에 매료되었다.

이국주가 출연한 '백설' 기업 광고의 한 장면. 직접 작사한 '식탐송'으로 이국주는 현재 대세 반열에 올랐다. ⓒ 백설


이국주는 현재 누구나 인정하는 대세이다. 본인의 말 그대로 각종 기업 광고를 휩쓸고 있고, 매력 있는 남자 개그맨들과 애정신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그녀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 우선은 본인의 단점인 '덩치와 살집' 때문에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들 수 있다.

지난 9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원더우먼 페스티벌'에서 그녀는 "'이국주 팬티', '이국주 속옷 노출'을 검색어에 올리는 게 소원이다. 어차피 뚱뚱할 거면 옷 잘 입는 뚱뚱이가 돼라"고 말해 살 때문에 몸매에 콤플렉스가 있는 여성 팬들의 무한 지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현재 상연 중인 코믹컬 <드립걸즈>에서도 온 몸에서 느껴지는 자신감과 순발력으로 좌중을 압도하고 무대를 휘어잡고 있다.

'코미디 빅리그'에서 김보성을 패러디한 이국주 김보성을 패러디해 많은 웃음을 선사한 이국주는, 흡사 남매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 tvN


여자로서 다소 거부감을 느낄 만한, 몸매에 대한 희화화나 남장 등을 서슴지 않고 본인만의 유머 코드로 소화시킨 이국주. 이와 더불어 다년간의 노력에서 만들어진 '말 개그'로 웃음에 웃음을 더해 선사하는 이국주의 현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국주는 "9년이 지나서 지금의 순간이 왔다. 갑자기 기회가 왔으면 철없이 즐기다 끝났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활동을 했는데 급이 올라가지 않아서 매우 힘겨운 시간들을 보냈다. 그 시간을 견뎌내며,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유쾌했으면 했다, 말로 하는 개그를 잘 하고 싶었다"라고 하였다.

무명으로 지내며 스스로 빛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며 연마해 왔던 이국주의 현재 인기와 인지도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코믹컬 드립걸즈의 시작 전 무대. 이국주가 형사로 출연한 드립걸즈는 2014년 현재 시즌3이 상연 중이다. 누구나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믹 뮤지컬. ⓒ 유수연


TV 코미디 프로그램, 뮤지컬을 비롯한 각종 공연, 다수의 기업 광고에서 연일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는 이국주는, 본인의 말대로 "트레이너들이 다이어트를 하게끔 만들고 싶은" 뚱뚱한 여자 개그우먼이다. 하지만 그녀는 "전지현처럼 안 될 바에야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그냥 살겠다"고 한다.

아마 그녀처럼 살찐 모습을 의외의 귀여움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단지 희회화할 수 있는 겉모습이 아닌 지속적인 노력으로 대중을 즐겁게 해 주는 이국주. 그녀의 대세 행진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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