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무심한듯 피어났지만 그들을 통해 희망을 봅니다

[동영상] 2014년 1월부터 9월까지 만난 우리 꽃

등록|2014.09.17 09:26 수정|2014.09.17 09:27


한겨울에도 피어나는 꽃이 있다. 저기 남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법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꽃이 있다. 향기는 없어도 뜨거운 여름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꽃, 산수국의 헛꽃이다.

그렇게 1월부터 꽃을 만났다. 올해는 더 많이 만나고 싶었고, 이전보다 잘 담고 싶었다. 그러나 그 꿈은 지난 4월 16일 이후, 사치스런 꿈이 되었다. 무심한 것이 자연이라지만, 너무 무심했다. 그저 자기 뜻대로 피어나는 꽃들이 조금은 얄밉기도 했다. 그날 이후, 차가운 바닷속에서 절규하다 죽어간 이들, 피어나지도 못한 꽃과 같은 아이들 생각에 꽃을 만나고 찍는 모든 것들이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나는 종종 그 사치를 누렸다. 어떤 꽃을 만날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꽃을 하나둘 보면서 다시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 꽃이구나, 자연이구나 싶다. 무심한 듯 피어난 꽃, 그래도 그들이 있어 희망을 보는 것이다.

세상은 마냥 겨울이다. 꽃샘 추위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엄동설한이다. 이 겨울 나라에서 봄을 노래하고 희망하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봄이 곧 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봄은 아직 먼 곳에 있다.

오늘도 소위 높으신 분들의 대국민 협박성 발언을 들으면서 봄이 저만치 겨울 속으로 숨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절망하지 말자. 절망을 떨치고자 하는 그 순간 희망의 싹이 움트는 법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