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건너봐야 알고 사람은 겪어 봐야 알지만
[책 읽어 주는 여자 7] 복잡한 세계에서 필요한 확률론 <확률론적 사고로 살아라>
▲ ▲ 확률론적 사고로 살아라ⓒ 더숲 ⓒ 다부치 나오야
우리는 인생을 그냥 살아 가지 않는다. 지금 나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답안을 고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확률론적 사고'가 깔려 있는 것이다.
'확률론적 사고' 란 숫자를 다루는 금융업계에만 국한된 사고 방식이 아니다. <확률론적 사고로 살아라>의 저자는 확률론적 사고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자 통찰의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저자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보자.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학창시절, 수학 과목 중 확률이라는 단원이 있었다. 주사위를 굴려 3이 나올 확률은 6/1. 그 당시만 해도 일상생활에 쓸 일도 없는 걸 배우냐며 툴툴거렸는데... 생각해보니, 불확실한 인생에서 승률을 높이는 확률론에 입각해 살아가는 걸 이때 배운 것 같은 느낌이다. 굳이 신경 써서 선택하지 않으려 해도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생을 설계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비단 수학뿐만 아니라 객관식 문제에서 정답을 찍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냥 찍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 적게 나왔으니 이게 나올 차례가 되었다는 감이 있지 않은가. 혹은 둘 중 하나가 헷갈릴 때, 이미 이때부터 우리는 확률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아닐까.
이런 확률론적인 삶은 연애에서도 나타난다. 누군가를 짝사랑 하고 있다면 계속 그 사람 앞에 나타나라고 코치한다. 상대방은 불확실성인 우연이 겹치면서 필연으로 착각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존재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확률을 이야기 하자면 복권 로또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당첨 복권이 나온 가게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복권을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당첨 복권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인데, "사람들은 당첨 복권이 나온 가게에서 구입하면 당첨될 확률 자체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이 확률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느껴진다"(49p).
확률론적 사고로 불확실성에 대처하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면 현재까지 일어난 일을 꼼꼼히 살펴보면 미래를 훔쳐볼 수 있지 않을까?" - 157p
저자는 이렇게 불확실한 미래를 확신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을 이미 '일어난 미래' 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에 빗대어 보자면 저출산 고령화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뉴스에서는 연신 출산율과 고령화를 수치로 이야기 하면서 곧 고령화사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령화는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에 이미 65세 이상 인구 7%에 진입하는 등 고령화사회를 맞이했다. 그리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20% 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미래에 우리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기후에는 다양한 용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실제 미래의 평균 기온이 어느 정도가 되느냐는 짐작할 수 없다. 또한 실제 평균 기온이 갈수록 올라간다고 해도 그에 따라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필요한 것
위에서는 예측 가능한 미래인 '일어난 미래'를 말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불확실한 세계에 대처가 가능할 것만 같았으나 불확실성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에 저자는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관점, 기법, 재능 등이 포함된다(p191). 사람은 누구라도 자신만이 알고 있는 지식이 있으며 자신만의 사물을 보는 방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쉽지 않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들으면 사람은 마치 자신이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낀다. 위로 갈수록 지금까지 자신의 성공을 지탱해온 방식이나 사고방식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어 더욱 그렇다. 다양성을 확보하려면 구심력을 가지고 맹목적인 충성심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공통의 이념이나 공통의 목표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계에서는 실패를 피할 수 없다(p210)". 실패가 우연에 의해 일어났어도 실패를 악으로 단정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우연을 통제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저자는 우연을 통제하려고 발버둥치기보다 우연의 결과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패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도전하지 않고 시도 자체를 그만두는 것이다. 그러나 성공의 싹은 시행착오를 양분 삼아 자라기에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나 기획은 없다.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세계에서 성공은 늘 돌이켜보고 분석해야 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교만과 자만을 제거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지녀야 한다.(p220)" 우연은 통제할 수 없으며 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확률뿐으로 성공할 확률이나 이길 확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다. 다만 그 확률이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사물을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야구시즌인 지금 10월 17일 까지 9개 구단 각 팀마다 128경기의 정규일정을 치른 후 나오는 투수의 방어율, 타자의 안타율을 바탕으로 준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어느 팀이 이길 것인지 예측한다. 예측은 예측일 뿐 그 결과는 신만이 안다고 하지 않는가.
복잡한 세계에서 과연 얼마나 확률적인 사고가 맞을까? 오히려 비확률적인 사고로 움직이는 것이 많지 않은지, 그렇기에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하면 맞을 수도 있고, 일이 잘 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물을 흑과 백 중 하나로 보며, 희끄무레한 회색이나 거무스름한 회색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면 이런 사고의 세계에는 확률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다. 우연은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연의 영향을 줄이거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다.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이해해주길...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로버트 루빈 (전 씨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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