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 찾아 나선 콩이 "몇 살이야? 오빠네!"
[하부지의 육아일기38] 훌쩍 자란 콩이의 친구만들기
▲ 외로운 콩이가을이다. 콩이가 친구를 찾아 나섰다. 여섯살 남자 친구를 찾고 있다. ⓒ 문운주
"몇 살이야?"
"7살."
"오빠네!"
지난 9월 27일, 콩이가 친구를 찾아 나섰다.
이곳 아파트 놀이시설은 세 군데다. 정문 어린이집 놀이터는 주로 5세 이하 아이들을 엄마가 데리고 노는 곳이고. 동쪽의 놀이시설은 제법 큰 아이들이 이용한다. 아예 미끄럼틀 꼭대기까지 올라가 노는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서쪽에 있는 놀이시설은 6세에서 10세 정도의 아이들이 이용한다. 콩이가 놀기에는 가장 무난한 곳이다.
▲ 유치원 차를 기다리다가콩이가 놀이터에서 뛰어 다닌다. 오늘은 기분이 최괴다. ⓒ 문운주
콩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거리가 멀다. 때문에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별로 없다. 남자아이를 보면 쫓아가서 나이를 묻는다. 나이가 어리거나 위다. 콩이는 여섯 살 남자친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외로운 공주 콩이가 친구를 찾고 있다. 할아버지와 함께.
▲ s 자형 정원 경계석위를 콩이가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가고 있다. 앞으로 앞으로 전진이다. ⓒ 문운주
▲ 언니와 함께한 살 위 언니와 즐거워 하고 있다 ⓒ 문운주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이 외로움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 하면 힘든 일도 쉽게 헤쳐나갈 수 있다. 주위를 보면 이런 모임을 많이 볼 수 있다. 지연이나 혈연, 학연 등 '연'을 만든다. 심지어는 '싱글'들의 모임도 있다.
▲ 놀이기구 타기한 달 전만 해도 무서워 엄두도 못내더니...지금은 식은 죽먹기(?) ⓒ 문운주
서로 상부상조하고 정보도 교환하면서 살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 관계다. 그런데 끼리끼리 문화가 지나치다 보면 다른 한편에서 느끼는 소외감, 소위 왕따의 감정을 치유할 길이 없다.
나이가 위인 듯싶은 언니들이 미끄럼 틀 위에 앉아 놀고 있다. 콩이가 용감히 달려간다.
"언니 몇 살이야?"
"……."
대꾸를 안 해준 모양이다. 모처럼 할아버지의 힘을 믿고 달려가서 말을 걸었는데 대답을 안 해주니 풀이 죽을 수밖에. 할아버지에게 달려와 안긴다.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자기 사람을 찾는다.
▲ 원숭이 처럼놀이기구에 매달려... ⓒ 문운주
같은 동에 사는 '담희'와 '율희'를 만났다. '담희'는 두 살, '율희'는 세 살 아래다. 신이 나서 둘이 손을 잡고 달린다. 그 뒤를 '율희'가 뒤따른다. 풀밭에서 민들레 홀씨처럼 생긴 풀씨를 따서 하늘을 향해 입으로 불기도 하고 '담희'는 원형 미끄럼 틀 원숭이처럼 꼭대기까지 올라가 밑을 내려다본다.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가을 장맛비가 오염된 하늘을 깨끗이 씻어 내렸다. 파란 동해안의 바다처럼 파란 하늘과 코스모스가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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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에서 놀고 있는 콩이콩이는 친구가 없어 혼자서 논다. 이곳 아파트에이는 여섯살 아이들이 없다. 만나는 아이들에게 나이를 묻는 것이 콩이의 첫 인사다. 콩이가 여섯살 친구를 찾고 있다. ⓒ 문운주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미끄럼 타기도 하고 신발 던지기도 하면서 즐거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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