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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리본 걸린 전남대 "축제 중에도 잊지 않겠습니다"

[현장] 전남대 축제, 세월호 공감 스페이스·세월네월오월 주막 등 차려져

등록|2014.10.01 14:12 수정|2023.08.22 16:24
[기사수정 : 2023년 8월 22일 오후 4시 25분]
 

▲ 전남대 축제에 마련된 '공감 스페이스'에 2일 학생들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마음을 담아 쪽지를 붙이고 있다. ⓒ 소중한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1일 전남대 캠퍼스. 도서관 앞 연못의 분수는 오랜만에 물을 뿜었고, 학생들은 볼거리를 내놓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전날 밤엔 인기 가수가 흥을 돋우기도 했다. 두꺼운 전공책을 들고, 영단어장에 시선을 두던 학생들도 주변을 돌아보며 축제를 즐겼다.

그런데 전남대 축제에는 다른 학교와는 좀 다른 게 있다. 곳곳에서 '노란리본'을 만날 수 있다. 축제는 흥겨워야 맞지만, 그 와중에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축제를 진행하는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도 모두 노란리본 목걸이를 목에 걸었다.

도서관 앞에 만든 '공감 스페이스'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쓴 편지가 전시돼 있다. 얼마 전 음원으로 나온 <야 이 돼지야>의 주인공 김시연양, 사고 후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한 최덕하군, 구조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세월호 아래층으로 내려간 교사 유니나씨 등의 가족들이 쓴 편지가 노란리본과 함께 인쇄돼 길 양쪽에 놓여 있다.

세월호 유가족도 축제 찾는다
 

▲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열리는 전남대 축제에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의 '세월네월오월 주막'이 차려졌다. 시민상주모임은 주막 수익금을 그동안 해 왔던 '세월호 유가족 진실마중'을 위해 쓸 예정이다. 사진은 세월네월오월 주막의 메뉴판이다. ⓒ 시민상주모임


학생들은 공감 스페이스를 지나며 편지를 유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이곳에 마련된 '잊지 말자 4·16' 게시판에 쪽지를 남기기도 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은 쪽지를 게시판에 붙인 전남대 3학년 A씨는 "웃고, 즐기기만 하는 축제 와중에 작게나마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측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관심이 떨어져가는 세월호 참사를 다시 떠올리고, 아직도 유가족·실종자 가족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이런 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축제 마지막 날엔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전남대 축제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2일 오후 1시 전남대 도서관 앞 연못 인근에서 열리는 '열린 강연'에는 유가족이 직접 학생들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한다.

늦은 오후부터는 '세월네월오월 주막'이 차려진다.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관련기사 : "월드컵·올림픽 지나도... 세월호 3년상 치릅니다")'이 마련한 주막은 세월호 관련 이슈를 차용한 메뉴판을 마련했다.


잊어불믄 디져! 세월호 소삼구이

모여부러! 광화문 해물파전

지(기)달릴껴 끝까지! 팽목항 김치전

맹글어(만들어)부러! 수사권 머리고기

뺏어부러! 기소권 마른안주



시민상주모임은 주막 수익금을 그동안 해 왔던 '유가족 진실마중'을 위해 쓸 예정이다(관련기사 : 광주법원앞 2백미터 세월호 노란띠, 훨체어 탄 시민 "가족들 보며 울컥", 광주법원앞 '리멤버 뜨개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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