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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타결에 새정치 또 '휘청'

"가장 슬픈 법 세월호법" 심경 밝힌 박영선에 "차라리 결렬 선언하라" 질타도

등록|2014.10.01 17:35 수정|2014.10.01 17:35

▲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나선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9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새정치민주연합이 극심한 진통 끝에 새누리당과 세월호 특별법 타결을 이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물론 당 내 비판에 또 다시 직면하며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는 "유족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특검의 중립성을 해치는 특별법"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신의를 저버렸다, 두 차례 유가족 의사를 무시한 협상을 진행해 특별법 협상을 파행으로 몰고 갔는데 또 국민과 유가족을 버린 것"이라고 새정치연합을 맹 비판하고 있다. 이에, 협상 당사자인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1일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 달래기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대책위 집행부와 만나 "가족 대책위는 '특검 후보군 추천에 대한 유족 참여를 추후 논의하기로 한 특별법을 바꿔 즉각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과 '유족의 동의가 없는 인물은 특검으로 추천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라며 "힘이 닿는데까지 노력할 것을 말씀드리고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분향소 방명록에 "가장 슬픈 법이 너무 슬프게 됐다. 미안하다"라며 "아직 이렇게 밖에 힘이 되지 못해서…"라고 적었다. 또 "흔들리는 조각배에서 활을 들고 서서 법을 만드는 그런 싸움이었다"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특별법 합의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족의 마음을 다 담지 못한 것은 저희들로서도 매우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특별검사 추전의 큰 틀은 마련되었지만 세부적인 사항들이 남아있다, 이제 진상규명의 긴 여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가이드라인 따른 '야당판 참사'"...당 내 비판 이어져

그러나 유가족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김성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6개월이 넘도록 이렇게 노숙을 해 가면서 울어가면서 빌어가면서 그렇게 해도 안 해 주는 새누리당이 그렇게 추후 논의를 한다고 해서 유가족의 참여가 이뤄질까"라며 "세월호특별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당 내 비판 목소리도 가중되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일원이기도 한 정세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능력이 있으면 뭔가를 얻어낼 거고 능력이 없으면 못 얻어내고 그런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여러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세월호법 3차 합의안은 유가족을 외면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른 '야당 판 참사'"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3차 합의안에 따르면, 특검 추천의 길목마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생겼고 특검의 최종 선택권도 대통령이 행사하기 때문에 결국 여당 추천 인사가 특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꼬집었다.

정 상임고문은 "이번 3차 합의로 세월호 사태에 가장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큰 승리자가 됐다"라며 "유가족과 국민을 실망시키고, 사태를 이런 지경으로 만든 연속된 패착에 대해 당 지도부인 비대위는 유가족과 국민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추미애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속임수 정치에 낯을 들 수가 없는 날"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는 언급도 안 하면서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 국회를 조롱하고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여기지 않았음에도 야당은 국회 등원을 결정했다"라고 일갈했다.

김경협 의원 역시 "이런 법으로는 진상규명이 어렵고 특검도 무산될 것이다, 새누리당은 진상규명을 할 만한 특검 후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특검은 구성조차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슬픈 법'이라고 밝힌 글에 대해 "그렇게 슬픈 법에 왜 합의하셨습니까. 차라리 결렬선언하는 게…"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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