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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장관, 사퇴 거부... "시위대와 대화할 것"

시위대가 내건 사퇴 시한 직전에 기자회견... 긴장 고조

등록|2014.10.03 10:56 수정|2014.10.03 11:00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마련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단체가 도심 점거 시위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의 은행과 학교들이 휴업했다. ⓒ 연합뉴스


홍콩의 민주화 시위대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사퇴를 거부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렁춘잉 장관은 시위대가 요구한 퇴진 마감 시간인 3일 자정 직전에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다만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시위대의 요구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시위대는 최근 중국 정부가 홍콩 행정장관 입후보 자격에 제한을 두기로 한 선거안 철폐와 완전 직선제를 주장하며, 친중국 성향의 렁춘잉 장관이 3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정부 청사를 점거하겠다고 통보했다.

렁춘잉 장관은 시위대가 내건 사퇴 마감 시간을 30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고, 시위대가 청사를 점거하면 심각한 결과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곧이어 자신의 '오른팔' 캐리 램 수석장관이 곧 시위대와 만나 정치 개혁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렁춘잉 장관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자정이 넘었지만 시위대는 청사 점거를 시도하지 않았고, 시위대를 예의주시하던 경찰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우려했던 유혈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겸 총서기가 홍콩 시위대의 요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렁춘잉 장관도 사퇴를 거부하면서 여전히 긴장의 불씨는 살아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영국, 대만 등 전 세계 60여 개 대도시에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반중국 여론이 국제사회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을 찾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홍콩 시민의 보편적인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촉구했고, 이에 왕이 부장은 "모든 국가는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서며 외교적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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