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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남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서평] <남성연구-때론 밉지만 함께 가야 할 반쪽에 대한 보고서>를 다시 읽다

등록|2014.10.04 14:35 수정|2014.10.04 14:35

▲   남성연구, 때론 밉지만 함께 가야할 반쪽에 대한 보고서 겉 표지 ⓒ 박현국

3일, 10여 년 만에 <남성연구>를 다시 한 번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을 파헤친 책입니다. 여러 여성 연구자들이 쓴 글을 모아서 만들었고 일부 남성이 직접 쓰거나 의견을 제시한 글도 있습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10여 년 전 이 책을 처음 쓴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아 얼마나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역사를 배우고, 현실의 문제점과 부조리에 대해서 소리 높여 말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지금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하여 앞으로는 더 이상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고 더 인간답고 바람직하게 살고자 하는 소박한 꿈에서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남성이 처한 문제와 그 해결책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갈수록 남북 분단은 단단해져가고, 가진 사람들을 위한 편중된 정책으로 소외된 사람은 더 멀어져 가는 느낌입니다.

이 책에서 인류의 발전과 변화 속에서 남성의 성 역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고착화되면서 여성을 억압하고 학대해왔는지 분석해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람은 제도적인 문제, 성 역할 등의 문제로 피할 수 없는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나 지위가 남녀와 비슷하거나 같을수록 바람직한 사회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가 인류가 추구할 진정한 평화와 복지 사회인지도 모릅니다. 최근 여성의 지위와 사회변화, 경제 순위 등에서 한국은 늘 아래 쪽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인간 사회 속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이 차별과 억압 속에 있는 사회는 병든 사회입니다. 억압하는 쪽이나 억압받는 쪽 모두에게 병리현상을 안겨줄 뿐입니다. 남녀가 대등한 인격적 동반자, 협력자로서 상호 역할을 담당할 때 바람직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남성연구-때론 밉지만 함께 가야 할 반쪽에 대한 보고서>에서는 남녀 불평등의 원인과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군대 조직과 회사 생활, 가부장적 유교 윤리와 남성우월 주의 등에 대해서 현실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 속에서 남자는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남자 역시 한반도의 왜곡된 역사, 기득권 세력이 만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구도 함부로 돌은 던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책임을 외부에게만 돌리기에는 너무나 긴 세월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이러한 문제점과 원인, 사회의 병리현상 등에 대해서 우리는 고착화된 상태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그 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입니다. 그래서 사람 모두, 남녀모두가 사람다운 사회, 인간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남성연구 - 때론 밉지만 함께 가야할 반쪽에 대한 보고서> 여성모임 사량 지음 / 도서출판 나라사랑 / 1993.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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