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 "힘들지만 배우는 것도 많아요"
육아휴직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여전히 소수에 머물러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고 맞벌이가 보편화된 요즘에도 여전히 육아는 엄마의 몫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산인구가 감소하면서 정부의 육아지원 대책이 쏟아지지만 일하는 엄마에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이를 위해 도입된 제도 중 하나가 바로 육아휴직이다. 육아로 인해 일터에서 떠나고, 아이가 자란 이후에도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자는 취지이다.
그런데 사실 육아휴직은 엄마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육아휴직 하는 아빠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번 달부터 아빠의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이 확대됐지만 웬만한 지원으로 효과가 있을는지 의문이다. 그만큼 현실의 벽은 아빠들에게도 높다. 이런 가운데 엄마에 이어 6개월째 육아휴직 중인 아빠가 있어서 만나고 왔다. 지난 3월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한 양승호(34세, 읍내동)씨가 그 주인공이다.
양승호씨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다. 그의 아내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이들은 24개월 된 딸 희재를 키우고 있다. 육아휴직은 올해 3월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8개월에 접어들었다. 부부교사로 일하다가 번갈아가며 육아휴직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육아휴직을 하면서 어려운 점을 물으니 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짚어졌다.
"아이를 좀 더 가까이에서 잘 돌보기 위해 시작했는데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느낀다. 육아휴직 수당이 있긴 하지만 급여의 40% 정도라 아무래도 부족하다. 아내와 교대로 1년씩 하고 있는데 내년 2월에 휴직이 끝나면 복직할 계획이다. 수업 연구 등 교사로서 경력이 단절되고 자기개발에서도 공백이 생긴다는 점도 어려움이다.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 받는 육아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육아휴직하는 아빠로서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우선 아이와 친밀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아빠와 아이의 관계가 사회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데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육아를 직접하다보니 배우는 것도 많다. 작게는 밥 먹이는 것부터 육아의 모든 것이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다음 끼니는 뭘 먹을지도 걱정이다. 여성들의 육아부담이 어떤지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실감하게 된다. 엄마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아내가 퇴근 후 저녁시간의 육아도 요일을 정해 분담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이후 저녁시간을 좀 더 당당하게 활용하게 됐다는 승호씨는 "이전에는 저녁에 회의나 약속을 나서기가 미안했는데 육아휴직을 시작한 이후에는 좀 더 당당해진 것 같다. 아내 눈치를 덜 본다"고 전했다.
온전히 아이와 둘만 보내야 하는 낮 시간 활용에 대해서는 "동네 엄마들과 자주 모인다. 주로 대구 구수산 도서관에서 하는 북스타트 강좌를 함께 들은 엄마들과 만나는데 평소 수다를 잘 떠는 편이라 남자는 혼자이지만 맘이 편하다. 사실 육아휴직 하는 아빠에게 낮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참 큰 과제인 것 같다.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없거나 여성들과 친밀감이 낮은 아빠들은 참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에게 한마디를 해달라는 요청에 "사실 주변을 봐도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는 아직도 많이 드물다. 그나마 교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육아휴직을 큰 부담 없이 하고는 있는데 교사들 중에서도 아빠가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하더라도 낮에는 어린이집을 보내고 직접 육아를 담당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또한 "육아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이 정말 다르다. 무엇보다 일단 짧은 기간이라도 꼭 해보길 권한다. 최소한 6개월 가능하다면 1년은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 둘째를 계획 중인데 그때도 해볼 계획이다. 주변에 육아휴직 하는 아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당부를 전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신청자는 전국적으로 6만9천616명에 이른다. 매년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증가추세에 있다. 이에 반해 아직도 대구는 1,815명에 머무르고 있으며 증가폭도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이중 남성은 43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에 불과한 수치다.
사실 육아휴직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아빠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인 직장에서 1년간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곳 그 자리가 없어지는 것과 다름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사업주는 이를 의무적으로 허용해야하지만 당당히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직장은 흔하지 않다.
요즘 우리나라의 고령화와 저출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결국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곧 사회적 생산력과 국가적 활력이 부족해짐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대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이다. 재정적,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아빠의 육아휴직처럼 사회적 인식이 성장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아이 낳기 좋은 대한민국, 당당히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가 환영받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그런데 사실 육아휴직은 엄마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육아휴직 하는 아빠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번 달부터 아빠의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이 확대됐지만 웬만한 지원으로 효과가 있을는지 의문이다. 그만큼 현실의 벽은 아빠들에게도 높다. 이런 가운데 엄마에 이어 6개월째 육아휴직 중인 아빠가 있어서 만나고 왔다. 지난 3월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한 양승호(34세, 읍내동)씨가 그 주인공이다.
양승호씨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다. 그의 아내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이들은 24개월 된 딸 희재를 키우고 있다. 육아휴직은 올해 3월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8개월에 접어들었다. 부부교사로 일하다가 번갈아가며 육아휴직을 하고 있다.
▲ 육아휴직 중인 희재아빠 양승호씨. ⓒ 김지형
가장 먼저 육아휴직을 하면서 어려운 점을 물으니 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짚어졌다.
"아이를 좀 더 가까이에서 잘 돌보기 위해 시작했는데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느낀다. 육아휴직 수당이 있긴 하지만 급여의 40% 정도라 아무래도 부족하다. 아내와 교대로 1년씩 하고 있는데 내년 2월에 휴직이 끝나면 복직할 계획이다. 수업 연구 등 교사로서 경력이 단절되고 자기개발에서도 공백이 생긴다는 점도 어려움이다.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 받는 육아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육아휴직하는 아빠로서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우선 아이와 친밀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아빠와 아이의 관계가 사회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데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육아를 직접하다보니 배우는 것도 많다. 작게는 밥 먹이는 것부터 육아의 모든 것이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다음 끼니는 뭘 먹을지도 걱정이다. 여성들의 육아부담이 어떤지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실감하게 된다. 엄마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 딸 희재와 아빠 승호씨 ⓒ 김지형
이들 부부는 아내가 퇴근 후 저녁시간의 육아도 요일을 정해 분담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이후 저녁시간을 좀 더 당당하게 활용하게 됐다는 승호씨는 "이전에는 저녁에 회의나 약속을 나서기가 미안했는데 육아휴직을 시작한 이후에는 좀 더 당당해진 것 같다. 아내 눈치를 덜 본다"고 전했다.
온전히 아이와 둘만 보내야 하는 낮 시간 활용에 대해서는 "동네 엄마들과 자주 모인다. 주로 대구 구수산 도서관에서 하는 북스타트 강좌를 함께 들은 엄마들과 만나는데 평소 수다를 잘 떠는 편이라 남자는 혼자이지만 맘이 편하다. 사실 육아휴직 하는 아빠에게 낮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참 큰 과제인 것 같다.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없거나 여성들과 친밀감이 낮은 아빠들은 참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에게 한마디를 해달라는 요청에 "사실 주변을 봐도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는 아직도 많이 드물다. 그나마 교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육아휴직을 큰 부담 없이 하고는 있는데 교사들 중에서도 아빠가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하더라도 낮에는 어린이집을 보내고 직접 육아를 담당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또한 "육아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이 정말 다르다. 무엇보다 일단 짧은 기간이라도 꼭 해보길 권한다. 최소한 6개월 가능하다면 1년은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 둘째를 계획 중인데 그때도 해볼 계획이다. 주변에 육아휴직 하는 아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당부를 전했다.
▲ 도토리도서관에서 만난 희재아빠 양승호씨 ⓒ 김지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신청자는 전국적으로 6만9천616명에 이른다. 매년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증가추세에 있다. 이에 반해 아직도 대구는 1,815명에 머무르고 있으며 증가폭도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이중 남성은 43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에 불과한 수치다.
사실 육아휴직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아빠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인 직장에서 1년간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곳 그 자리가 없어지는 것과 다름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사업주는 이를 의무적으로 허용해야하지만 당당히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직장은 흔하지 않다.
요즘 우리나라의 고령화와 저출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결국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곧 사회적 생산력과 국가적 활력이 부족해짐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대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이다. 재정적,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아빠의 육아휴직처럼 사회적 인식이 성장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아이 낳기 좋은 대한민국, 당당히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가 환영받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대구 북구지역 인터넷언론인 강북인터넷뉴스(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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