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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달달함 밴 '가마솥 꽈배기', 고소하고 쫀득해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원조 꽈배기 집에 가다

등록|2014.10.12 14:46 수정|2014.10.12 14:46

▲ 직접 주문 제작했다는 거대한 가마솥에 꽈배기를 튀겨낸다. ⓒ 조찬현


부부의 손놀림이 쉴 새가 없다. 밀가루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길게 늘여 꽈배기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꽈배기는 커다란 가마솥 기름에 튀겨낸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영천시장 원조 꽈배기집이다. 이집의 꽈배기는 손으로 치대고 다지고 손반죽으로 만들어 맛이 유별나다.

갓 튀겨낸 꽈배기에 설탕을 솔솔 뿌려 맛을 봤다. 유구무언이다. 꽈배기가 이렇게 맛있었나 싶을 정도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뜨거운 열기와 설탕의 달달함이 배인 꽈배기는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정말 좋았다.

▲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추억이 있는 원조 꽈배기집이다. ⓒ 조찬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는 꽈배기집이 두 곳 있다. 방송 출연 후 달인 꽈배기로 알려진 곳과 영천 원조 꽈배기집이다. 이름난 두 곳 중에서 한 곳을 찾아가봤다. 다음은 시장 상인의 추천 평이다.

"원조 꽈배기 집은 진짜 좋은 기름을 써요. 그 집 아저씨 제과점 출신이라 꽈배기를 정말 맛있게 만들어요."

▲ 뜨거운 열기와 설탕의 달달함이 배인 꽈배기는 고소하고 쫀득하다. ⓒ 조찬현


▲ 3개에 1,000원에 판매되는 팥 도너츠의 맛도 좋다. ⓒ 조찬현


▲ 주인아주머니가 가마솥에서 뜰채로 꽈배기를 건져내고 있다. ⓒ 조찬현


꽈배기 4개에 1000원, 팥 도너츠는 3개에 1000원이다. 주전부리로 즐겨먹는 이들 음식은 갓 튀겨냈을 때 설탕을 솔솔 뿌려 먹어야 제맛이다. 꽈배기의 참맛이 그립거든 이곳 시장으로 직접 가보라. 가마솥 솥단지에서 갓 튀겨낸 꽈배기 맛을 본 순간 '여기 오길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르신들에게는 서비스로 한 개 더 드려요."

꽈배기집 사장님 왈, 이곳을 찾아온 어르신들에게는 덤을 더 드린다고 했다. 어르신을 배려하는 마음이 참 곱다. 이렇듯 어르신을 공경하고 인심도 후하니 가게 앞에는 늘 손님들이 몰려들 수밖에.

직접 주문 제작했다는 가마솥에는 18리터의 튀김용 기름이 무려 5통이나 들어간다고 했다. 밀가루를 손반죽해서 꽈배기를 만들어 가마솥에 튀겨낸다. 부부 둘이서 한 시간에 700여개의 꽈배기를 만들어낸다.

▲ 숙성된 밀가루 반죽을 이용해 꽈배기를 직접 만든다. ⓒ 조찬현


▲ 32년을 꽈배기와 함께 했다는 이들 부부(59. 박옥화)의 솜씨는 이미 달인의 경지를 넘어섰다. ⓒ 조찬현


32년을 꽈배기와 함께 했다는 이들 부부(59. 박옥화)의 솜씨는 이미 달인의 경지를 넘어섰다. 솜씨 좋은 아주머니에게 그간의 재미난 얘기 한 토막 부탁했더니 지난겨울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이웃가게에 민폐를 끼쳤던 일이라고 회고한다.

"이게 시간에 메이는 일이라 쉴 새가 없어요. 지난해 12월 말경에는 사람들이 며칠간 가게 앞에 줄을 섰어요. 한동안 북적거렸지요. 그때 이웃들에게 정말 미안하더군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러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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