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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헤리티지재단 창립 추진 배경은?

인천시장 인수위원장 등 참여... 발기인으로 '정치지향 인물' 상당수 참여

등록|2014.10.15 20:49 수정|2014.10.15 20:49

▲ 최순자(사진 가운데) 인하대 교수 등 보수주의적 성향의 인천지역 인사들은 1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헤리티지재단 창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만송


최순자(62) 인하대학교 교수 등이 1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헤리티지재단'을 창립하겠다고 밝혀, 창립 배경과 목적, 향후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교수 등 9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의 후대들에게 인천 정신 고양을 통해 훌륭한 유산을 남겨주자는 취지로 인천헤리티지라는 재단을 창립한다"며 "인천의 가치와 명예를 높이는 일에 무게중심을 두고 인천 정신 고양, 인천 정체성 확립, 인천시민 1% 기부운동 등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뜻이 다소 모호한 '인천 정신'에 대해 최 교수는 "인천은 개척과 포용, 겸손과 검약으로 압축된 시민정신으로 오늘날 광역시로 성장했다"며 "이 같은 정신의 고취가 미래 인천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또한 "재단은 인천 정체성 확립의 실천방안으로 인천이 가지고 있는 각종 현안을 풀어가는 데 역점을 두고, 인천시민 1% 기부운동을 통해 인천의 미래인재 육성과 발굴에 이바지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11월 중 발기인대회를 거쳐 조직과 기구를 정비하는 재단 발족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재단 설립 전이라도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곧바로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한 연장 문제, 인천LNG생산기지 증설 문제 등과 관련해 중앙정부나 다른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인천의 목소리를 정확히 전달해 인천의 정당한 몫을 찾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고, 인천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유치와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의 활동을 펼치고, 낙후한 인천교육을 위한 좋은 학교 만들기 등의 사업을 벌여나가겠다고 했다.

'유정복 시장 엄호 위한 조직' 의혹도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선 인천헤리티지재단 설립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먼저 '헤리티지'라는 이름부터 논란이 됐다. 헤리티지(heritage)는 상속 재산, 또는 유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도 헤리티지재단이 있는데,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재단의 취지와 목적은 '자유 기업과 제한적인 정부, 개인의 자유,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 국방 강화 같은 원칙에 기반을 둔 보수적 성향의 정책을 형성하고 촉진'하는 것이다. 보수주의적 성향을 지닌 미국의 정책연구기관이자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최순자 교수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의 시정 파악과 업무 인수인계를 담당할 '희망 인천 준비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또한 지난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인천시당 공천 심사 때 비례대표 공천후보자 추천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유 시장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18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29번을 배정받기도 했다.

또한 이 재단 설립 1차 발기인으로 다수의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지방의원뿐 아니라, 6.4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인물도 상당수 참여했다. 아울러 최근 인천시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채용된 조용균 변호사를 비롯해 유 시장 선거캠프에 참여한 인물도 꽤 많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재단 이름을 정하는 데 100일 정도 소요했다. 인천의 정신을 물려주자는 취지로 헤리티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1차(발기인)는 그렇지만, 기존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진보적 성향이 많은 만큼, 우측 인사들이 많으면 균형이 잡힐 수 있지 않느냐"고 한 뒤 "유정복 시장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충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 지향적 인물이 상당수 포진했다'는 기자들의 의견에, 한 발기인은 "그렇게 보면, 새얼문화재단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반박했고, 또 다른 발기인은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부정하지 않았다.

'인천헤리티지재단이 유 시장을 엄호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물음에, 인천시 관계자는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인천에서 그동안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의제를 발굴했다면, 이제는 보수 성향의 단체들도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천시청 출입기자 A씨는 "발기인들의 면면을 볼 때 다음 총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이 꽤 있는 것 같다"며 "유 시장을 엄호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의혹을 벗기 위해서는 재단이 표방한 대로의 왕성한 활동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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