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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관 지을 돈으로 총장실 꾸민 한국교원대

학생회관 재건축 예산으로 총장실 이전... 교육부 "감사 후 책임 묻겠다"

등록|2014.10.22 17:51 수정|2014.10.22 17:51

▲ 한국교원대학교 누리집 갈무리 ⓒ 한국교원대


국립 사범대학교인 한국교원대학교 김주성 총장이 학생회관 재건축 사업비를 무단으로 빼내 자신의 집무실을 넓히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학생회관을 안전하게 하자보수하기 위한 사업비를 정부에서 받아 전용한 김 총장은 도덕적 비난과 함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교원대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혜자(새정치민주연합, 광주 서구갑)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교원대는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학생회관 재건축(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1987년에 준공된 이 건물은 학생회와 37개 학생 동아리방이 입주해 있는 만큼 주로 학생들이 이용한다. 이 다중시설물은 노후로 인한 화재 위험과 천장 타일이 떨어져 내려 보행자 안전사고 등의 위험이 꾸준히 지적됐다. 이에 교육부가 작년 말 총 52억 원을 전액 지원, 공사가 시작됐다.

학생회관 재건축 공사가 시작된 지난 2월 총장실 확장 이전공사도 함께 진행됐다. 대학본부 4층에 있던 총장실을 2층으로 옮기는 공사였다.

대학 측은 총장실을 이전 재배치하면서 총장실을 기존 51.5㎡(15.6평)에서 60.1㎡(18.2평)으로 8.6㎡(2.6평) 확장했다. 여기에 접견실과 부속실을 포함하면 총장실 전체 공간 규모는 기존 154.5㎡(46.7평)에서 187.2㎡(56.6)으로 32.7㎡(9.9평) 늘어난다.

총장실 이전 공사에는 2억7000만 원이 들었다. 이 가운데 접견실에 소파와 탁자 등 집기를 구입하기 위한 예산으로 1900만 원이 소요됐다.

대학 측은 총장실을 이전한 사유로, 기존 총장실이 4층에 있어 방문객을 배웅하는 데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어 2층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또, 학생회관 리모델링 공사에 따라 대학본부에 있던 부서를 학생회관으로 옮기면서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총장실 찾는 사람들이 불편해서"

교원대가 박혜자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총장실 이전에 소요된 공사비는 학생회관 재건축 공사비에서 일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원대는 애초 총장실 이전 사업 내역 자료를 박 의원실에 제출하면서 공사비 항목을 '일반회계 시설비'로 명시해 관련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의혹도 받고 있다.

교원대 관계자는 "총장실 이전 사업비가 학생회관 재건축 공사비 중 일부에서 가져온 것은 맞다"며 "총장실 이전 재배치를 '리모델링'으로 확대해석해서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교육부에는 오늘(22일) 보고 했다"며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헀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목적사업비를 다른 곳에 쓰기 위해선 사전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 공사가 있었는지를 몰랐다"며 "지금 교육부 감사가 진행되고 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성매매와 추행까지... 교원대 교수들 처신 '눈살')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함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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