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세계불교도우의대회에 남북 동시 참가

영담 스님, "내년 세계불교포럼에 북한 배려" 중국에 요청

등록|2014.10.24 16:56 수정|2014.10.24 16:56
세계 불교인의 축제가 중국에서 최초로 열렸다. 행사에는 남북 불교계가 동시 참석해 우의를 다졌다.

세계불교도우의회(World Fellowship of Buddhists)는 16~18일 중국 산시성(陕西省) 바오지시(寶鷄市)에서 '불교와 공익자선'을 주제로 제27회 세계불교도우의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세계 각국 불교지도자를 비롯해 중국의 불교지도자와 정관계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정치협상회의 위정성(兪正聲) 주석과 국가종교사무국 왕줘안(王作安) 국장 등이 참석해 중국 정부의 큰 관심을 보여줬다.
   

▲ 한중불교문화교류협회장 영담 스님이 중국 산서성에서 열린 세계불교도우의대회에서 폐막식 축사를 하고 있다. ⓒ 고산문화재단


우리나라에서는 한중불교문화교류협회장 영담 스님(조계종 중앙종회 정책모임 삼화도량 회장)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등이 참가했다. 북한에서는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영담 스님과 함께 지난 8월 중국불교협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았으나 불참했다. 영담 스님은 지난 16일 세계불교도우의회 행사와 조계종 제16대 중앙종회의원 선거일이 겹치는데도 불구하고 국제 불교도 우의를 위해 중국행을 단행했다. 선거는 자승 스님을 지지하는 여권(불교광장)이 압승하고 야권(삼화도량)이 참패했다.

행사 개막식·폐막식에서는 한국 불교계를 대표해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과 한중불교문화교류협회장 영담 스님이 각각 축사를 했다.

영담 스님은 '중흥하는 중국불교는 불교 세계화를 위한 믿음직한 선봉' 제하의 축사에서 "불교는 이미 한계를 드러낸 서구문화를 극복하고 인류 삶을 향상을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공익자선은 현대 스타일의 하화중생이고 세계일화로 가는 지름길이며 우리 인류가 공생할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중국불교가 공익자선의 선봉에 서줄 것을 요청했다.

스님은 "오늘 이 자리에는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이 참석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남과 북을 동시에 초청해주신 중국불교협회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했다.

▲ 중국 산서성에서 열린 제27회 세계불교도우의대회 폐막식에서 영담 스님이 북한 강수린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 고산문화재단


영담 스님은 폐막 만찬장에서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과 자리를 함께하며 환담을 나눴다. 영담 스님과 강 위원장은 지난 9월 말 영담 스님이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처음 인사를 나눈 후 이번 만남이 두 번째다. 당시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장 자격이었던 강 위원장은 조선불교도연맹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영담 스님은 "세계 불교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남북 불교계가 화목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했다. "민족 화해와 협력은 물론이고 세계무대에서도 남북 불교계가 함께 힘을 모아서 큰 역할을 해보자"는 스님의 제안에 강 위원장도 뜻을 같이 했다.

스님은 또 만찬 자리에서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불교포럼에 한국은 물론 북측을 함께 초청하되 북측에 항공료 숙식 등의 편의를 제공해 달라"고 중국불교협회 학성 부회장과 국가종교사무국 왕줘안(王作安) 국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중국 측은 "남북의 동시 참가는 세계불교포럼을 더욱 뜻깊게 할 것"이라며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불교포럼은 중국불교협회가 2006년부터 3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국제적인 불교행사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