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국수, 일본 사람들은 뭘 많이 먹을까
일본 가정, 쌀 소비량 줄고 우동이나 국숫집 늘어나
▲ 사누키가마아게우동 마루가메제면 우동 국수집에서 반액을 알리는 간판과 우동 국수집 간판 그리고 간판 아래로 줄을 선 사람들이 보입니다. ⓒ 박현국
1일 고베시 히가시나다구에 있는 사누키가마아게우동 마루가메제면 우동 국수집에 다녀왔습니다. 이 우동 국수집에서는 달마다 1일에는 자신들의 대표 우동 국수인 가마아게 우동 국수 소, 중, 대 세 가지 먹거리에 대해서 반값 할인 판매를 합니다. 가마아게 우동 국수 작은 것이 140엔, 중간 것이 190엔, 큰 것이 240엔입니다.
일본은 도쿄 이북의 도후쿠 지방과 오사카 중심의 간사이 지역, 크게 두 지방으로 나눕니다. 지형이나 자연조건, 기후 환경 등이 비교적 많이 다릅니다. 문화 역시 고대 일본 문화가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현대 일본은 수도인 도쿄가 중심입니다.
오래 전부터 간사이 지역 먹거리는 우동 국수가 중심이었고, 도후쿠 지방 먹거리는 소바 메밀 국수입니다. 지금도 일본 도쿄 구석 골목에 소바 메밀 국수 집이 많습니다. 자연환경이나 기후 풍토 역시 도후쿠 지방에는 소바 메밀이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간사이 지역은 비교적 날씨가 따뜻하여 겨울에도 보리나 밀이 잘 자랍니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밀가루로 만든 우동 국수를 많이 먹었습니다. 지금도 일본 오사카 사람들은 우동 국수를 많이 먹습니다. 간단하게 물이나 간장에 찍어서 먹는 우동 국수가 많습니다.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우동 국수는 사누키 우동 국수입니다. 여러 회사나 식당이 많지만 사누키 가마아게우동 마루가메제면 국수 역시 인기가 있습니다. 최근 이 회사는 일본 전국에 점포 850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우동 국수집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18 나라에 75 개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국수집은 국수 종류 10 가지, 튀김 종류 10 가지, 주먹밥 다섯 가지들을 팔고 있습니다. 우동 국수집에 들어가면서 우동 국수가 사람을 유혹합니다.
▲ 밀가루 반죽을 기계에 넣어서 국수를 만드는 모습과 익힌 국수를 그릇에 담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먼저 가게 입구에 들어가서 ㄷ 자 모양으로 통로를 걸어가면서 우동 국수를 기계로 만들고 있는 모습과 우동 국수를 익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먹고 싶은 국수를 주문합니다. 주문하여 받은 국수를 식판에 담아서 밀고 갑니다. 눈앞에는 기름에 튀긴 먹음직스런 튀김이 유혹을 합니다. 그리고 값을 치르고 국수를 먹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튀김 값이나 국수 값은 거의 비슷합니다.
우동 국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마아게 우동 국수는 뜨거운 물에 담아 있는 국수를 젓가락으로 건져서 간장에 찍어서 먹습니다. 간장에는 간 날 생강과 파, 깨소금이 넣어 있습니다.
평소에도 사누키 가마아게 우동 국수집은 인기가 있습니다. 절반 가격에 파는 날은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사람 줄이 끊이지 않습니다. 모두 반액짜리 가마아게 우동 국수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취향이나 식욕에 따라서 다른 것을 먹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2013년 기준으로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쌀 67kg을 먹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2003년을 기준으로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먹는 쌀은 60kg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것은 한 사람이 하루 한 끼 정도만 밥을 먹는다는 말입니다.
원래 일본은 전 국토에서 산이 80%를 넘기 때문에 농사지을 땅이 부족합니다. 일제는 1908년 한반도에 들어와서 처음 만든 신작로는 전군가도 40km입니다. 호남평야에서 지은 쌀을 군산 항구로 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 우동 국수집에서 파는 주먹밥입니다. 연어와 차조기를 넣는 것, 명태 알, 다시마, 연어, 말린 두부로 만든 것들입니다. ⓒ 박현국
그때 일제는 자기 나라에서 부족한 쌀을 한반도에서 가져갔습니다. 이후 김제 부근의 간척지를 확대하고, 호남평야에 일본인 대 지주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지은 쌀은 대부분 일본으로 가져갔습니다.
1930년의 경우 생산된 쌀 1351만 섬 가운데 일본으로 가져간 쌀이 542만 섬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쌀의 20 %가 군산항으로 통해서 실려 나갔다고 합니다.
일본 쌀 부족은 1945년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경계로 바뀌기 시작하여 경제 발전에 힘입어 쌀을 수입했습니다. 이후 벼농사를 위한 비료 사용, 볍씨의 품종 개량. 농지 확대 정책, 식생활 변화를 힘입어 이제 쌀이 남아돌고 있습니다.
일본은 교통비, 주거비, 먹거리 물가가 비싸지만 그래도 생활필수품인 쌀 가격은 비교적 싼 편입니다. 지역이나 쌀 품종에 따라서 다르지만 시가현 지역에서 쌀 1kg에 350엔 정도입니다.
밥은 보통 반찬이나 된장국과 같이 먹습니다. 쌀을 씻어서 밥통에 밥을 짓고 반찬을 준비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특히 일본 사람 가운데 아침 식사로 밥을 먹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아침엔 빵을 먹습니다.
점심은 일을 하면서 밖에서 사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을 사먹는 경우는 주로 밥 위에 익힌 고기나 달걀을 얹은 덮밥을 사먹습니다.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때도 모두 밥을 먹지는 않습니다. 가정에 따라서 다르지만 피자나 스파게티, 소바 메밀국수들을 집에서 만들어서 먹는 때도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귀찮고 시간이나 힘이 드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밥을 먹는 것은 품이 많이 듭니다. 일본 가정에서는 한국처럼 김치와 밥이 늘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밥은 반찬을 준비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쌀 소비량이 줄고, 우동 국숫집이 늘어나는 지도 모릅니다.
▲ 음식 값을 치르기 위해 계산대로 가는 통로 모습과 식탁으로 가지고 온 가마아게 우동 국수입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사누키가마아게우동 마루가메제면 우동 국수, http://www.toridoll.com/, 2014.11.1, 일본 농림수산부, http://www.maff.go.jp/j/heya/kodomo_sodan/0405/05.html,
참고문헌> 장성수, 함한희, 박순철, 조성실, 박진영 공저, 20세기 화호리의 경관과 기억, 눈빛, 2008.12.25.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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