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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신천교육대' 보내던 MBC, 이번엔 '농군학교'?

MBC, 기자·PD 12명 교육에 농군학교 입소 포함시켜... 노조 "정치범 찍어내기"

등록|2014.11.03 15:49 수정|2014.11.03 16:35
[기사 보강: 3일 오후 4시 35분]
지난달 말 전·현직 노조간부와 <PD수첩> 출신 PD 등을 대거 비보도 부서로 발령 낸 <MBC>가, 이번에는 '교육 명령'을 받은 기자·PD 12명을 상대로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소할 것을 지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아래 MBC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MBC는 지난달 31일 인사이동과 함께 '교육명령'을 받은 12명 기자·PD 등을 상대로 향후 2주간 교육일정표를 배포했다. 이들은 3일 오전 교육을 시작해 '인간관계의 혁신', '팀워크의 혁신', '자기관리와 혁신의 실천' 등 강의를 듣고 인·적성 검사를 받게 된다. 

▲ 지난 31일 전·현직 노조간부와 <PD수첩> 출신 PD 등을 대거 비보도 부서로 발령 낸 <MBC>가, 이번에는 '교육 명령'을 받은 기자·PD 12명을 상대로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소할 것을 지시했다. ⓒ 노조 제공


이들은 또 오는 10일부터 2박 3일간 '가나안 농군학교'에 2박 3일간 입소해, '효 사상과 실체', '낱알의 철학(식탁교육)', '공동체적 삶의 체험(농장실습 및 등산)' 등 과목을 수료해야 한다. 여기에는  전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인 임대근 기자 등 20년 차 이상의 부장급 기자, 한국PD연합회 작품상을 수상한 21년차 이우환 PD 등이 포함돼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MBC 노조의 한동수 홍보국장은 3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가나안 농군학교는 제작과 전혀 관계없고 의미 없는 교육이다, 사측의 인사조치 자체가 졸속이고 '찍어내기' 식이다 보니 교육 내용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교육명령을 받은 12명을 하나의 기준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측이 말하는 '저성과자'라는 기준에 맞지 않는, 상반기 인사평가를 괜찮게 받은 전문 기자·PD 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명 중 기자 2명은 사측을 상대로 한 소송 중이며 1심에서 승소했다, 사측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범' 찍어내기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 정책홍보부 서민수 부장은 "인사부 등 담당 부서에서 관여하는 사항이라 (교육)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짧게 답변했다.

MBC는 과거 김재철 전 사장 시절에도 회사에 비판적인 PD와 기자들을 서울 신천역 인근에서 '브런치 만들기' 등 교육에 참여시켜 노조로부터 '신천 교육대'라는 비판을 들은 바 있다.

MBC는 지난달 말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황우석 사태' 보도로 영화 <제보자>의 실제 모델이 된 한학수 PD 등 간판 PD들을 비제작부서로 보내는 등의 인사 조치를 해 강한 반발을 샀다. MBC노조는 이번 인사를 명백한 '밀실 보복 인사'로 보고,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오는 4일 낮 12시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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