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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재미동포타운, 개발사업 빙자한 돈 놀음"

유제홍 인천시의원 주장... "인천경제청이 돈놀음 방조한 것"

등록|2014.11.04 16:43 수정|2014.11.04 16:43
[관련 기사: 검찰, 인천경제청장 이어 재미동포타운 압수수색]

인천경제청이 코암 쪽과 체결한 토지매매계약 내용을 보면, 코암 쪽이 과연 재미동포타운을 조성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인천경제청과 코암 쪽이 2012년 8월 31일 체결한 계약서를 보면, 전체 토지매매대금은 약 1780억 9000만 원이다. 이중 계약금이 1%, 중도금이 98%, 잔금은 1%다. 계약금은 계약 체결일에 내고 중도금 납부 예정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5개월 뒤인 2013년 11월 30일까지다. 잔금은 2013년 12월 31일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했다.

이 계약서에 따라 계약금(1%)은 17억 8000만 원이고, 중도금(98%)은 1745억 3000만 원, 잔금(1%)은 17억 8000만 원이다. 코암 쪽은 계약 체결일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합해 모두 1632억 원을 인천경제청에 납부했다.

원래 중도금이 1745억 3000만 원인데, 중도금을 1614억 2000만 원만 납부한 것은, 중도금을 선납할 경우 연이율 6% 공제를 적용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코암 쪽은 중도금에서 약 131억 원(중도금 1745억 3000만 원에 대해 연이율 6%를 적용한 15개월치 이자)을 할인 받았다.

또 계약서를 보면, 사업이 부진해 코암 쪽의 계약 해지 요구로 계약이 해지(토지리턴제 적용)될 경우, 인천경제청은 납부된 중도금 1614억 2000만 원이 아닌 1745억 3000만 원을 돌려주게 돼있다. 코암 쪽은 계약금 17억 8000만 원을 제하고도, 앉은 자리에서 약 113억 원을 버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유제홍 인천시의회 의원은 "부동산 매매계약에 계약금이 1%인 경우는 처음 봤다. 이건 부동산 개발을 빙자한 돈 놀음이나 다름없다"며 "아마 코암은 당시 신탁사에서 계약금과 중도금을 포함해 1763억 원을 대출받아, 이중 1632억 원을 인천경제청에 냈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약 130억 원 중 절반은 신탁사 대출 일부를 갚는 데 쓰고, 나머지는 SPC 운영에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사업이 무산돼도 코암과 신탁사는 손해 볼 게 없다. 사업이 무산돼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코암은 인천경제청으로부터 1745억 3000만 원을 돌려받는다. 1632억 원을 냈는데 1745억 3000만 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대로 코암은 130억 원 중 65억 원을 신탁사에 줬을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1698억 원을 신탁사에 갚으면 신탁사도 손해가 없다. 이건 부동산 개발을 빙자한 돈 놀음이고, 인천경제청이 방조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2000만 원 받고 50억 원 돌려주는 이상한 계약

인천경제청과 코암 쪽은 2012년 8월 31일 체결한 토지매매계약을 2013년 5월 29일에 변경했다(1차 변경). M2 부지를 'M2-1B'부지(2만 8924.3㎡)와 'M2-2B'부지(2만 4800㎡)로 구분했다. 나머지 계약 내용에 변경은 없었다.

그런데 사업이 부진하자 2013년 9월 24일에 계약을 2차 변경했고, 이때 토지매매계약서에 독소조항이 늘었다. 계약일은 최초 체결한 계약일(2012년 8월 31일)과 동일하지만, 중도금 납부기한이 2014년 5월 30일로 연장됐다.

토지매매금액은 전과 동일했지만, 코암 쪽은 미납한 잔액 17억 8000만 원에 대해 연이율 3%를 적용한 이자를 2014년 1월 1일부터 납부하기로 했다. 반면, 계약 해제 시 인천경제청은 2013년 12월 1일부터 반환기일까지, 납부된 중도금(1745억 3000만 원)에 연이율 5.8%를 적용한 이자를 중도금에 합산해 돌려주기로 했다.

2014년 5월 말에 계약이 다시 변경되기까지 이 조항은 유효했다. 이 조항대로 하면 인천경제청은 잔금 17억 8000만 원에 대한 연이율 3%의 이자 5개월 치(약 2200만 원)를 받는다.

반면에 코암 쪽은 계약 해지 시 할인받아 납부한 중도금 1614억 2000만 원이 아닌 1745억 3000만 원에 대한 연이율 5.8%의 이자 6개월 치(2013.12.~2014.5.) 약 50억 6000만 원을, 중도금 1745억 3000만 원에 더해 돌려 받는다. 코암 쪽은 돈이 절로 들어오는 자리에 앉게 된 셈이다.

그리고 2014년 5월 30일 인천경제청과 코암 측이 체결한 토지매매계약은 네 번째로 변경 됐다. 2차 계약대로 인천경제청은 중도금 1745억 원과 그에 따른 연이율 5.8%에 해당하는 이자 약 50억 원을 코암 측에 속절 없이 돌려주게 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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