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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지방 교부금에 의존하는 현실... 안타깝다"

서울시 교육청 내년도 예산 규모 전년보다 줄어...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

등록|2014.11.10 16:04 수정|2014.11.10 16:04
서울시교육청의 2015년 살림살이에 빨간불이 켜졌다. 들어올 돈은 큰 폭으로 줄었고, 나갈 돈은 대폭 늘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방 교육 재정 위기를 올해보다 두 배가량 많은 지방채 발행을 통해 부족 재원을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혀, 재정 위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10일 오전 서울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편성을 설명했다. 서울시 교육청의 내년도 전체 예산은 7조 526억 원으로 올해 (2014년)보다 4%(2957억 원) 줄여서 짜졌다.

지방채 발행으로 부족 재원 충당... 서울시 교육청 예산 '빨간불'

▲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10일 오전 서울교육청에서 내년도 예산 편성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창열


서울시 교육청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교육부에서 서울시교육청으로 오는 교부금이 올해 4조 5344억 원에서 내년에는 4조 3406억 원으로 1938억 원 줄고, 전년도 이월금 2500억 원이 올해 모두 소진된 것이 전체 재정 규모가 줄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건비와 복지비, 학교 운영비 등을 포함한 경직성 경비는 전년보다 2015억 원 이상 증가한 6조 9498억 원으로 서울시교육청 전체 예산의 90%가량을 차지했다.

김재금 서울시 교육청 기획조정 실장은 "중기 재정 계획상에도 2018년도까지 매년 2000억 원 이상 부족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방 교육 재정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 노력도 설명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불요불급한 사업 재정비와 맞춤형 복지비와 업무추진비 등의 경비 절감으로 2284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추가 확보된 예산으로 누리 과정의 어린이집 보육료 중 3개월분인 914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예산안의 주요 지표를 보면, 서울시 교육청이 유치원을 포함해 서울지역 유치원, 초·중·고교에 지원하는 학교 운영비는 올해 6582억1600만 원에서 내년에는 6550억7200만 원으로 31억 4400만 원 줄었다.

교육 사업비 가운데 복지 사업비는 올해 1조 768억 2500만 원에서 내년에는 8970억 600만 원으로 무려 16.7%(1798억1900억 원) 삭감됐다. 특히 지방채 발행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현재 지방채 발행액은 3741억 원이다. 내년에는 여기에 6375억 원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전체 지방채 발행 규모는 1조 116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명퇴 신청자 큰 폭 늘어날 듯... 재원 더 부족해질 전망

서울시 교육청은 내년에 추가 발행하는 지방채는 교육 여건 및 교육 환경 개선 사업(3814억 원)과 교원 명예퇴직(아래 명퇴) 수당 예산(2562억 원)에 우선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교원 명퇴 수당과 관련, 올해 전체 명퇴 신청자의 15%(554명)에 불과했던 명퇴 신청 수용률을 3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금 기획조정 실장은 "올해는 공무원 연금 파동도 있어 명퇴 신청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 정도 재원 규모도 부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이날 서울시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시 의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16일 최종 확정된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내년도 예산안을 시 의회에 제출하며 '서울시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전적으로 정부의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제도적 한계에서 펼치고 싶은 많은 새로운 정책들이 맘껏 날개를 펼 수 없는 현실이 교육감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초등 돌봄은 복지의 중요한 요소이고, 그 가운데 교육 복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의 축소에는 명백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함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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