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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인터뷰하다

[서평] 새로운 중국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등록|2014.11.16 16:58 수정|2014.11.16 16:58

▲ <중국을 인터뷰하다> ⓒ 홍경석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IM)은 지난 3분기 매출 24조 5800억 원, 영업이익 1조7500억 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3.6% 줄었고, 영업이익은 60.4%가 줄었다.

삼성전자의 IM부문의 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주지하듯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세 때문이다. 샤오미와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들은 삼성과 LG 등 우리나라 업체들과 비슷한 스펙의 스마트폰을 절반 가까운 가격에 내놓으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엄연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오늘날 이 같이 자본주의 사회에 버금갈 만치의 무서운 자본과 마케팅 실력을 무기로 세계시장을 더욱 넓혀가고 있는 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중국은 14개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동아시아 외에도 서.남.중앙아시아와도 이어져있는 거대한 대륙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와 일본제국주의 앞에서 중국은 150년간의 굴욕을 경험했다.

한국은 1987년에 민주화를 이뤘고 시민사회운동이 주도한 그해 6월의 정치민주화는 7월에 곧바로 100만 노동자 파업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수많은 독립노조들이 탄생했다. 반면 중국의 톈안먼사건(天安門事件)은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체제 말기인 지난 1976년 4월에 있었던 대중반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결국 공안당국과 군에 의해 반혁명사건으로 철저히 탄압되었으며 덩샤오핑(鄧小平)에게 책임을 물어 그의 모든 직무를 박탈하고 실각시켰다. 중국인 사이에선 지금도 금시기 되고 있는 이 사건은 그러나 중국의 민주화(특히나 경제적으로)를 가속시킨 도화선이 되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선 중국의 오늘날 경제기적은 2억 5000만에 달하는 농촌출신 노동자들의 피땀위에 이루어졌다. 쉬 '농민공'이라는 차별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은 도시주민이 누리는 모든 기본적인 공공혜택과 권리로부터 배제되어 있다.

마치 우리의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와도 같이 그렇게. 여하튼 톈안먼사건은 중국현대사의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당시의 집권세력은 민주화와 생계보장을 요구하는 중국인민의 목소리를 억누른 뒤 3년여의 조정기를 거쳐 급속한 시장주의 개혁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가 그 신호탄이었다. "먼저 부자가 되라"는 그의 말은 1990년대 중국의 시대정신이 되었다. 화교자본을 선두로 한 외국자본이 몰려들었고 중국은 전세계 자본주의의 생산기지로 변했다. 

대신에 국유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1995년에서 2000년 사이 약 4800만 명의 노동자가 면직 형식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새로운 중국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 중국을 인터뷰하다>(이창휘,박민희 공저/ 창비 발간 2013)는 11인의 중국인 인터뷰이(interviewee)들이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문화대혁명과 톈안먼사건, 그리고 또 다른 개혁개방 등 대사건들 앞에서 자신들이 어떤 입장을 취했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하간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 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그리고 여전히 엄격한 통제와 과감한 투자가 병존하는 중국이란 나라에 대한 해석은 각자가 다를 터이다.

그렇긴 하되 지피지기에 의거 이 책을 통하여 중국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알아낼 수 있다면 최근 뉴스의 인물로 떠오른 중국의 최고 갑부 알리바바그룹홀딩 마윈 회장의 "돈은 많지만 나는 불행하다"라고 '말 같지도 않은' 엄살까지를 떠는 속내 또한 덩달아 발견하는 수확까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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