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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복지재단 '셀프합격', 이러니 '관피아' 말 나와"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박희진·조원휘 의원 '인사채용' 과정 집중 추궁

등록|2014.11.18 17:48 수정|2014.11.19 09:12

▲ 대전시의회 박희진(왼쪽) 의원과 조원휘(오른쪽) 의원의 질의 모습. ⓒ 대전시의회


대전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전복지재단의 '인사채용'이 집중 추궁됐다. 특히, 이른바 '셀프채용 논란'에 대해 "그러니까 '관피아'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며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관련기사 : [단독] 대전복지재단 직원 채용 공모, '셀프 합격' 논란>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안필응)는 18일 대전복지재단(대표이사 이상용)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희진(새누리당·대덕1) 의원은 최근 대전복지재단이 2급 1명과 5급 1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셀프채용 논란'에 대해 질의했다.

지난 달 대전복지재단은 서류전형과 논술·면접시험을 통해 운영지원팀장(2급)으로 일한 직원을 선발했다. 이 자리는 그 동안 대전시에서 파견을 받아 일해오던 이 아무개 운영지원팀장이 임기가 다 되어 시로 복귀하면서 생긴 공석이다.

문제는 이 팀장이 대전시로 복귀하지 않고, 명퇴를 신청한 뒤 해당자리 공모에 응모해, 직원으로 선발된 것. 이 팀장은 앞으로 다시 해당 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팀장이 '인사채용' 업무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책임자 자리에 있었기에 '셀프채용'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이날 박희진 의원은 "인사채용을 관리하는 자리에 있었던 분이 본인이 공모 공고를 내고, 본인이 응시하고, 본인이 합격한 뒤 다시 그 자리에서 일하게 됐다"며 "어떻게 이런 과정이 있을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 "뿐만 아니라 공고에 나온 3가지 자격조항 중 1번항에 해당하는 응시생이 1명, 2번항에 해당하는 응시생이 8명이었는데 3번항에 해당하는 분이 합격했다"며 "시험도 자체출제 시험인데, 내부직원이 합격했으니 아니러니 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해당 당사자의 사직은 어제서야 처리됐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어떻게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겠느냐, 더 큰 문제는 복지재단은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인사채용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왜 '관피아'라는 소리가 나왔겠는가, 바로 이런 일 때문에 '관피아'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표님께서 분명하게 바로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상용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는 "해당 팀장은 채용계획을 세우는 과정까지만 관여했고, 그 이후 과정에는 철저하게 배제했다"며 "시험문제 출제위원도 4명 중 2명은 외부에서 위촉해서 시행했다"고 답변했다.

이 대표는 또 "그렇지만 앞으로 이러한 지적이 나오지 않고,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대전복지재단의 직원 채용시험 최종합격자 명단 공고. ⓒ 대전복지재단


대전복지재단의 인사채용 과정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 아무개 팀장과 함께 채용된 류 아무개 팀장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조원휘(새정치민주연합·유성구4) 의원은 대전복지재단이 지난 10월 채용한 류 아무개 팀장을 '복지만두레'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채용했으면서도 현재는 채용분야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부서에 발령을 냈다고 지적했다.

대전복지재단은 그동안 대전시에서 파견되어 근무해 온 정 아무개 '복지만두레팀장'이 이 아무개 운영지원팀장과 마찬가지로 시로 복귀하게 되어 공석이 생기자 '공고'를 내고, 류 아무개씨를 선발했다.

류씨는 그동안 대전복지재단 통합사례관리지원단 팀장으로 일해오던 내부 직원으로 계약직 신분이었다. 내부직원이 또 다시 선발됐다는 점도 문제지만, 류 씨가 당초 선발됐던 '복지만두레팀장'이 아닌, 원래 류 씨의 담당업무였던 '통합사례관리지원단'으로 발령이 났다는 점이 조 의원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이는 대전시가 복귀 예정이었던 정 아무개 팀장의 복귀를 3개월 연기 해 달라고 요청해 왔기 때문. 이에 대전복지재단은 불가피하게 류씨를 다시 '통합사례관리지원단'으로 발령을 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복지만두레를 총괄하도록 공모를 냈고, 또 그 업무에 전문성이 있다고 하여 선발해 놓고 다른 업무를 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상용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는 "조직에서는 왕왕 있는 일이다, 채용하고 보직발령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다"라면서 "다른 조직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채용공고는 복지만두레 업무팀장으로 해 놓고, 통합사례 관리팀장으로 발령 낸 것이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국어 교사를 뽑아놓고 체육을 담당하도록 해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시에서 복귀 연장을 요청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의원님이 지적하시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했다"며 "앞으로 인력 운영에 있어서 법과 원칙에 맞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끝으로 "대전복지재단의 이번 인사채용은 채용과정은 물론, 인사발령까지 '의혹투성이'"라면서 "지적한 내용에 대해 '문제없다'는 시각은 잘못됐다, 앞으로 이런 의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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