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주인장, 밤마다 '인간극장' 즐깁니다
[홍대기생의 게스트하우스 창업기15]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은 청년의 대안적 '발악'
그동안 여러편의 기사를 통해 게스트하우스의 운영철학과 게스트하우스를 다녀간 사람들에 관한 얘기를 담아보았다. 그리고 기사를 보신 분들의 갖가지 문의들이 개인적으로 오고 있다. 의외로 20~30대 젊은분들이 게스트하우스 창업에 꽤나 큰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았다. 특히나 지난 기사를 통해 게스트하우스 창업의 문턱이 그리 높지 않음을 보여준 이후에는 더더욱 그러했다. (관련 기사 : 2000만원, 당신도 게스트하우스 사장될 수 있다)
창업자금에 대한 문의 다음으로 가장 많은 문의 중의 하나가 '주인장의 삶'에 관한 것이었다. 대단히 한가로울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바쁠 것 같기도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삶을 소개해보기로 한다.
우선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언제나 한가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얘기해주고 싶다. 게스트하우스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게스트하우스는 30~40평의 건물, 화장실2~3, 10~20개의 침대를 보유하게 된다. 혼자서 이 공간을 청소하고 관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설령 전문인을 따로 고용하더라도 확인과 점검을 위해 결국엔 주인의 손이 닿아야만 한다.
거기에 시시때때로 수정하고 보수해야 할 요인들이 발생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소품, 커튼, 카페트를 바꿔주고 고장나거나 문제가 생긴 시설물들을 수리해야한다. 문제가 생길때마다 전문가를 부를 순 없으므로 어느정도의 손재주는 필히 지녀야 한다. 청소하고 인테리어 하다가 하루가 가는 경우도 태반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으로 내 일이라는 마음으로 임하므로 회사에서 하는 야근과는 차이가 있다. 내가 신경쓴 작은 소품 하나에 감동하는 손님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내가 노력한 것이 바로 드러난다. 곧 '보상이 약속된 노동'이다.
그렇지만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은 또 한가한 것이 사실이다. 한여름같은 특별 성수기 시즌을 빼면 한 달로 따졌을 때 게스트들로 북적거리는 날은 토요일과 공휴일 정도로 그렇게 많지 않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영 노하우가 생겨 영업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은 급격히 줄어들 뿐 아니라 자연스레 여유가 생긴다. 당장 해야 할 일과 천천히 해도 될 일은 구분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허겁지겁 청소하고 빨래하는 것이 아니라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차도 한잔하고, 책도 읽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그 무렵이 되면 일이라기 보다는 간단한 소일거리가 된다. 여기서 핵심은 내 삶의 호흡을 내가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내 일상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일반 회사원의 삶과 비교되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골에 혼자 있는다고 해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은 심심하지 않다. 제아무리 깊은 산골일지라도 IPTV와 인터넷 다 들어온다는 얘기는 연민의식만 자극할 뿐이므로 자세히 하지 않겠다. 게스트하우스엔 거의 매일밤 어지간한 드라마보다 재밌고, 다큐멘터리보다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라이브로 펼쳐진다.
이벤트 업체에서 나 외로울까봐 배우들을 보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게스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내가 상상하지 못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또 그것을 술 한잔과 함께 당사자로부터 직접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 희열은 배가 된다.
내가 운영중인 게스트하우스의 성격이 '패배자 전문 게스트하우스'라서 더욱 그런 것일지 모르겠다. 분명코 이것은 내가 의도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질릴 때가 되었다.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훨씬 즐겁고 감동적이고 사회적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스트하우스의 밤은 하루하루가 인간극장이다.
예전에 한 게스트가 묻기를 '사장님은 어떻게 사랑하죠'라고 물은 적이 있다. 실제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20, 30대는 1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을에서 보는 젊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여행객이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인구 구성은 미혼 남성이 살기에 매우 척박하다.
그러나 인간은 전쟁통에도 사랑을 하는 동물이다. 하물며 나는 매일매일 전국각지에서 오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숱한 감정의 교류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움'이다.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그리워 할 수 있다. 그 사람이 내게 무엇이었는가를 천천히 살필 수 있다.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만나는 도시에서의 사랑과는 다른 깊은 무언가가 있다. 사랑은 촌스러울 때 도리어 아름다워지기도 하는 법이니까.
정리하자면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삶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나라는 사람의 호흡을 생각하는 '삶과 사람에 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자금에 대한 문의 다음으로 가장 많은 문의 중의 하나가 '주인장의 삶'에 관한 것이었다. 대단히 한가로울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바쁠 것 같기도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삶을 소개해보기로 한다.
우선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언제나 한가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얘기해주고 싶다. 게스트하우스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게스트하우스는 30~40평의 건물, 화장실2~3, 10~20개의 침대를 보유하게 된다. 혼자서 이 공간을 청소하고 관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설령 전문인을 따로 고용하더라도 확인과 점검을 위해 결국엔 주인의 손이 닿아야만 한다.
거기에 시시때때로 수정하고 보수해야 할 요인들이 발생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소품, 커튼, 카페트를 바꿔주고 고장나거나 문제가 생긴 시설물들을 수리해야한다. 문제가 생길때마다 전문가를 부를 순 없으므로 어느정도의 손재주는 필히 지녀야 한다. 청소하고 인테리어 하다가 하루가 가는 경우도 태반이다.
▲ 치우는 건 누구든지 할 수 있지만 최종 마무리는 주인의 손이 닿아야만 하는 법이다. ⓒ 강드림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으로 내 일이라는 마음으로 임하므로 회사에서 하는 야근과는 차이가 있다. 내가 신경쓴 작은 소품 하나에 감동하는 손님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내가 노력한 것이 바로 드러난다. 곧 '보상이 약속된 노동'이다.
그렇지만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은 또 한가한 것이 사실이다. 한여름같은 특별 성수기 시즌을 빼면 한 달로 따졌을 때 게스트들로 북적거리는 날은 토요일과 공휴일 정도로 그렇게 많지 않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영 노하우가 생겨 영업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은 급격히 줄어들 뿐 아니라 자연스레 여유가 생긴다. 당장 해야 할 일과 천천히 해도 될 일은 구분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허겁지겁 청소하고 빨래하는 것이 아니라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차도 한잔하고, 책도 읽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그 무렵이 되면 일이라기 보다는 간단한 소일거리가 된다. 여기서 핵심은 내 삶의 호흡을 내가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내 일상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일반 회사원의 삶과 비교되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 때로는 개와 함께 드라이브를 누릴 수 있는 여유 ⓒ 강드림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골에 혼자 있는다고 해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은 심심하지 않다. 제아무리 깊은 산골일지라도 IPTV와 인터넷 다 들어온다는 얘기는 연민의식만 자극할 뿐이므로 자세히 하지 않겠다. 게스트하우스엔 거의 매일밤 어지간한 드라마보다 재밌고, 다큐멘터리보다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라이브로 펼쳐진다.
이벤트 업체에서 나 외로울까봐 배우들을 보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게스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내가 상상하지 못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또 그것을 술 한잔과 함께 당사자로부터 직접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 희열은 배가 된다.
내가 운영중인 게스트하우스의 성격이 '패배자 전문 게스트하우스'라서 더욱 그런 것일지 모르겠다. 분명코 이것은 내가 의도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질릴 때가 되었다.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훨씬 즐겁고 감동적이고 사회적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스트하우스의 밤은 하루하루가 인간극장이다.
▲ 게스트하우스의 밤은 언제나 한 편의 인간극장이 된다. ⓒ 강드림
예전에 한 게스트가 묻기를 '사장님은 어떻게 사랑하죠'라고 물은 적이 있다. 실제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20, 30대는 1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을에서 보는 젊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여행객이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인구 구성은 미혼 남성이 살기에 매우 척박하다.
그러나 인간은 전쟁통에도 사랑을 하는 동물이다. 하물며 나는 매일매일 전국각지에서 오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숱한 감정의 교류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움'이다.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그리워 할 수 있다. 그 사람이 내게 무엇이었는가를 천천히 살필 수 있다.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만나는 도시에서의 사랑과는 다른 깊은 무언가가 있다. 사랑은 촌스러울 때 도리어 아름다워지기도 하는 법이니까.
정리하자면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삶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나라는 사람의 호흡을 생각하는 '삶과 사람에 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게스트하우스는 사람과 삶에 관해 고민하는 일이다. ⓒ 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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