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오르는데 '비아그라'가 왜?
탐험가 허영호, 교양강좌 통해 탐험가 인생 털어놔
▲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만 4회 정복한 탐험가 허영호씨가 여천NCC(주) 교양강좌에서 ‘하늘을 꿈꾸는 산악인의 도전과 극복’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심명남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만 4회 정복, 세계7대륙최고봉, 남.북극점 2번씩 정복 그리고 북극횡단, 도전의 사나이 탐험가 허영호의 인생은 4글자로 압축된다. 바로 '세계 최초'다.
2010년 아들과 함께 세계최초 에베레스트 부자 동시등정에 성공한 허영호씨가 지난 19일 그의 탐험가 인생을 술술 털어놨다. 여수산단에 위치한 여천NCC(주) 교양강좌에 나선 그는 '하늘을 꿈꾸는 산악인의 도전과 극복' 이란 제목으로 에베레스트 정복기를 털어놨다.
허영호씨. 올해 나이는 환갑이다. 세계 최고봉을 점령한 그는 32년째를 맞는 산악인이자 등반탐험가다. 그가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1982년 처음으로 세계에서 5번째 높은 마칼루(8,481m) 정상을 시작으로 목숨 건 등반가의 삶이 시작됐다.
허영호 "새로운 가치는 늘 최고를 향한 도전"
▲ 탐험가 허영호씨는 "산에 자녀를 보내면 더 단단해져 온다"면서 "그것은 자기 스스로 서바이벌을 배우고 세상을 더 크게 본다, 가능성을 갖고 도전하면 더 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 심명남
지금까지 4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탐험가의 삶에 대해 "등반은 내가 좋아하는 이상을 실현하러 가는 것"이라며 "그 이상이 너무 힘들어 못 푸는 것도 있지만 이것을 극복하는 것, 이것을 못하면 본인 자신이 눈사태로 죽거나 동상에 걸리거나 이런 일들이 매년 반복해서 일어난다"라고 정의했다.
허영호 대장은 "셀파가이드는 돈 때문에 목숨을 걸고 정상을 가지만, 난 이상을 실현하러 간다"라고 말했다. 등반과정에서 생긴 일화도 소개했다.
2007년 에베레스트 정상을 공격하는 날 눈사태로 3명이 쓸려 내려갔다는 무전을 받고 새벽에 도착하니 시신을 찾아 30명이 모여 있었다. 그 광경을 본 그는 "가이드와 후배들이 있는데 한마디로 얘기하지 않고 지나갔다, 후배들이 오해할 수 있지만 누구나 사고가 날 수 있다, 자연에 도전하기 때문에 만에 하나 잘못하면 나도 죽을 수 있다, 이런 광경을 얘기하면 등반을 보낼줄 여자가 어디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4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첫 번째가 1982년 마카오 정상에서 갔다 하산중 셀파가 추락해 떨어지면서 빙벽에서 튕겨나가는데 200m를 굴러 제동됐다. 옷이 다 찢어졌다. 이후 간이 콩알만 해져 그담부터 굉장히 소심졌던 경험담도 소개했다.
3년 전 등반가 박영석씨가 안나푸르나 등반하다 눈사태로 죽은 얘기도 꺼냈다. 그는 "후배 박영석이가 죽은 안나푸르나 암벽을 다시 도전해야 하나 도전하지 말아야 하나"라고 물은 후 그는 "또 도전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걸 우리 등산인들이 해결하지 않게 되면 탐험가 정신의 세계가 여기서 멈춰지는 것이다"면서 "지금까지 등반탐험대의 정신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라면서 "도전(첼린지)은 하나의 가치다, 가치가 없으면 등반탐험도 도전할 의무가 없다"라고 탐험가의 정신을 강조했다.
허영호씨는 "에드먼드 힐러리가 오른 길을 20번 다녀왔다면 이것은 가치가 없다"면서 "그것은 53년도 등산장비가 없을 때의 일이다"면서 "지금까지 아무도 가지 않았던 캠프1, 캠프2, 캠프3 정상을 성공하면 등산인들에게 '최고의 클라이머'라고 박수 받는다, 새로운 가치는 늘 최고를 향한 도전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국내 다른 탐험가와 다른점은 '인명사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고가 나지않기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훈련과정이다"면서 "등반선배님들이 소주한잔 하면서 하는 얘기가 영호와 등반하면 사고가 안 난다고 말한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그냥 안 나는 것이 아니다. 이유가 있다, 훈련과정중 대원들과 교감을 통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토론을 거치는 꼼꼼함에 있다"라며 등반 무사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최고봉 등반... "스스로 서바이벌 배우고 세상 더 크게 봐"
▲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만 4회 정복한 탐험가 허영호씨가 여천NCC(주) 교양강좌에서 ‘하늘을 꿈꾸는 산악인의 도전과 극복’이란 주제로 강연을 마치고 신입사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네팔은 아열대지역이라 나무가 많다. 4000m를 오르면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난다. 고산병 증세는 얼굴이 붓고, 눈충열되고, 음식물 먹으면 구토가 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마치 술 많이 먹었을 때 골때려 밤에 잠을 못 자는 증세가 동반된다.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80년대는 아스피린, 게보린을 먹었지만 지금은 검증된 특효약이 있단다. '비아그라'다. 그는 "네팔정부가 임상실험을 했는데 지금까지 나온약중 혈액순환에 최고여서 여자든 남자든 보편적으로 쓰는 것이 비아그라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해발 4000m이상 등반하면 이 약을 사가지고 가면 골때리는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등반을 하면 캠프1(4500m)에서 베이스캠프(5500m)를 거쳐 캠프2(6500m), 캠프3(7300m), 캠프4(8000m)를 오른다. 이후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1000m정상을 향해 밤새도록 오르면 날이 밝는다. 마침에 12시간 만에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 오르면 "사내들끼리 부둥켜안고 엉엉운다"면서 "정상에서 2시간 머문뒤 하산하는데 내려올때가 더 위험하다"라고 털어놨다.
에베레스트 등반 첫 번째 부자와 동시 오른 세계적인 기록이 족보에 실린 탐험가 허영호. 처음 아들을 데리고 가려 하니 "너나 가서 죽지 아들을 왜 데려 가냐"라며 주위의 반대가 심했지만 "여러분도 자녀가 간다면 꼭 보내라"라고 조언했다. 또 함께 오른 아들과 아들친구는 대기업에 취직했고, KBS카메라맨으로 취직해 인생이 바뀌었단다. 그는 "산에 자녀를 보내면 더 단단해져 온다"면서 "그것은 자기 스스로 서바이벌을 배우고 세상을 더 크게 본다, 가능성을 갖고 도전하면 더 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허영호 대장은 마지막 등반가가 된데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지금 살면서 인정받고 삽니다. 소주 값은 안 들어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예인이 최고로 치지만 캐나다, 영국 친구들은 등반가를 최고로 인정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적인 문화에서 동적인 문화로 바뀌어 합니다. 동적인 문화는 최고의 제품 즉 '최고의 가치'를 추구해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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