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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낙서... 여자는 낙서하고 남자는 망보고

대적광전 등 17개 전각마다 한자 21자 기도문 남겨

등록|2014.11.24 17:17 수정|2014.11.25 13:57

▲ 해인사 각 전각에서 이교도의 소행으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됐다. ⓒ 해인사


유네스코 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는 합천 해인사에서 훼불(불교훼손) 사건이 발생했다.

합천 해인사(주지 선해 스님)는 "대적광전(시도유형문화재 제256호)을 비롯해 대비로전 독성각 명부전 응진전 등 전각 17개 동에서 이교도 소행으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돼 경찰서에 수사의뢰 했다"고 24일 밝혔다.

해인사는 CCTV를 통해 지난 20일, 해인사를 찾은 20~30대로 보이는 남녀가 전각에 낙서한 범인임을 찾아냈다. 여자는 빨간 실모자와 모자달린 점퍼, 흰 운동화를 착용하고 손가방을 들고 있었다. 목에는 명찰을 걸고 검은 안경을 썼다. 남자는 흰색 상의에 등에는 맬빵형 가방을 메고 있었다.

▲ 이교도로 보이는 남녀가 해인사 각 전각에 남긴 낙서. 이 둘은 각 전각마다 같은 낙서를 했다. ⓒ 해안사

이 둘은 한 조로 여자가 법당 외벽에 '지기금지 원위대강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라고 적는 동안 남자는 망을 봤다. 여자가 적은 한자는 천도교의 21자 삼칠주(三七呪)이다.

여자는 20일 오후 3시 32분 대적광전 문을 열고 들어와 법당 안을 둘러보고는 3배를 하고, 3시 37분 대적광전을 나왔다. 여자가 대적광전을 나와서 법당뒷벽에 검은 싸인펜으로 한문으로 된 주문을 낙서했다. 이때 남자는 장경판전 계단 중간에서 주변의 망을 보고 있었다.

여자는 대비로전 벽에도 같은 낙서를 하고 남자와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장경판전에 올라와 전체를 둘러보고 독성각 쪽으로 내려가 다시 낙서를 했다.

해인사는 "23일, 각 전각마다 낙서가 돼있는 것을 확인하고 합천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했다. 범인색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불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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