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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개신교의 자기성철과 혁신이 우선"

오강남 교수 <불교평론>에 '세월호 앞에서 종교를 다시 생각한다' 기고

등록|2014.11.24 17:40 수정|2014.11.24 17:40
"세월호 참사 후 국가 최고 책임자(박근혜 대통령)는 '국가개조론'을 부르짖었다. 국가개조 실행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개조가 있으려면 불교와 개신교 등 종교계의 근본적인 자기성철과 혁신이 필요하다."

오강남 명예교수(캐나다 리자이나대)는 계간 <불교평론> 제60호(2014년 겨울호)에 게재한 '세월호 앞에서 종교를 다시 생각한다'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고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 등을 통회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고 위로가 있어야겠지만 무의미하게 되풀이하던 교리·관행을 새 시대의 필요에 부응해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종교 전체가 침몰하는 일이 없으려면 불교와 개신교가 손잡고 이 시대·사회에 걸맞는 삶의 지침을 줄 수 있는 살아있는 종교로 발돋움해야 한다. 이것이 결국 종교의 영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국 사찰·교회 양적 팽창에만 몰두"

오 교수는 "세월호 침몰의 1차적 원인은 우리 속의 욕망 욕심에 있다. 물질·성장 제일주의, 배금주의에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평형수를 빼고 화물을 과적하고 점검·관리·감독 소홀 등도 생명·안전보다 무리를 해서라도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욕심에서 나온 결과"라고 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이런 모습을 볼 때) 한국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불교와 개신교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불교는) 욕심이 모든 괴로움의 근본이라고 가르치고, (개신교는)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면서 지금껏 한국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했다.

오 교수는 "한국 불교·개신교는 대부분 자기 사찰·교회의 성장에만 몰두했다. 개인적으로도 복을 받아 잘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매진해 왔다. 우리의 욕심에서 비롯된 세월호 참사 앞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옷깃을 여며야 할 것"이라고 했다.

"종교계, 가난한 사람부터 도와야"

오 교수는 우리를 비인간적으로 만드는 원인으로 절대 빈곤을 꼽았다. 오 교수는 "불교와 개신교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가난한 이들을 물질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난이 생기는 정치·경제적 근본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제거하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불교·개신교는 우리 사회가 가진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않고, 오히려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편에서 그들을 옹호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부대 이익을 누리려는 것 같다"고 했다.

오 교수는 남북분단이 비인간화의 한 원인이라고 했다. 오 교수는 "북한의 인권탄압은 논외로 하더라도 남한 사회에서도 기득권 이익에 저해되는 언행을 하는 사람을 '종북'이라 낙인찍어 매장한다. 남북분단을 자기 탐욕 충족의 수단으로 악용하며 사람들을 비인간화하는 것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남북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불교와 개신교는 남북통일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참된 인간이 못되도록 하는 탐욕이 세월호를 침몰시킨 암초였다. 이 암초를 제거하는데 앞장서야 할 책임이 불교와 개신교에게 있다. 두 종교가 함께 행동해야할 이유"라고 했다.

계간 <불교평론> 60호는 '불교, 통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북한의 종교인식과 불교(윤법달) ▷북한불교의 역사와 현황(이지범) ▷남북불교 교류의 의의와 전망(노귀남) ▷생태적 패러다임으로 상상하는 한반도의 미래(유정길) ▷한국 개신교의 통일선교 운동(김흥수) ▷분단극복과 불교의 역할(고유환) ▷한국사회의 합심문화와 마음의 통일(유승무)과 기획연재 '현대한국의 불교학자 이기영·조명기 박사 편 등을 수록했다.
덧붙이는 글 조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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