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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분진으로 뿌연 교실... 학생들 발암물질에 '무방비'

[현장] 서울 A중학교... 21개 교실 석면텍스 해체공사 강행 논란

등록|2014.11.26 14:48 수정|2014.11.26 14:48

▲ 지난 24일 오전 서울 A중학교 공사장에서 복도 건너편 학생 교실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성분불명의 분진이 책상 위에 쌓여 있다. ⓒ 윤근혁


서울에 있는 한 중학교가 학기 중에 대규모 석면 해체공사를 강행해 논란이다. 특히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지시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학생들을 벌거숭이 상태로 '발암물질 위험에 내몬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분진 날리는 교실, "마스크 쓰라는 지시도 안 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사립중학교인 A 중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이 학교 복도 바닥에는 1mm 두께의 미세먼지가 쫙 깔려 있다. 공사장과 같은 천장을 둔 채 복도 하나를 두고 학생들이 자리했다. 임시 교실들이 뿌옇게 보였다. 뜯어낸 벽면 타일에 붙어 있던 분진이 날아다니는 탓이다. 하지만 마스크를 쓴 학생은 보이지 않았다. 

이 학교가 7억 5000만 원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아 21개 교실의 석면텍스 해체 등 건물보강공사를 시작한 때는 지난 10월 20일이었다.

한 학교 관계자는 "석면 제거 등 위험한 공사를 하면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아닌 학기 중에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학교 쪽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도 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 학교에 공사비를 지원한 때는 지난 6월 24일이었다. 따라서 학교 쪽이 서둘렀다면 여름방학 중에 '석면 제거' 공사는 우선 끝낼 수 있었다.

이 학교 행정실장은 "예산을 지원받고 설계를 마친 시점이 7월 말인데다 석면 공사는 노동부의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여름방학 중 공사착공은 어려웠다"면서 "학교 건물이 D등급을 받은 상태라 겨울방학 때까지 공사착공을 미루는 것 또한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행정실장은 "석면 제거공사는 학생들이 없는 휴일인 지난 11월 1일과 2일 모두 끝마쳤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쓸 것을 안내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학교 "휴일에 석면 제거"... 학교 관계자 "평일에도 공사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석면텍스 제거 공사는 휴일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하는 것을 직접 봤다"면서 "아직도 학교의 한 특별실에는 석면텍스가 굴러다니고 있다"고 행정실장과 상반된 증언을 내놨다.

서울시교육청 학생건강청소년과 관계자는 "학교 석면 제거공사는 소규모일 때는 학기 중 휴일에도 가능하지만 대규모일 때는 방학 동안에 하도록 권장해왔다"면서 "해당 학교가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장치를 했겠지만 석면에서 나온 비산 등은 며칠에 걸쳐 바람에 날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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