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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분신' 아파트 경비원들 "용역업체 바꾸면 파업"

노조 "입주자대표회의서 관리업체 바꾼다는 결정 나오면 파업 시작"

등록|2014.11.28 15:01 수정|2014.11.28 15:01

▲ 경비원 이만수(53)씨가 분신해 숨져 논란이 됐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의 경비원들이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 사진은 경비노동자 대책 및 투쟁을 위한 시민단체 연석회의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 강민수


경비원 이만수(53)씨가 분신한 뒤 숨져 논란이 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의 경비원들이 조건부 파업을 결정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S아파트분회(아래 노조) 대표인 김인준씨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어제(27일)와 오늘 파업 찬반투표를 했는데 가결됐다"라며 "오늘밤 입주자대표회의가 있을 예정인데, 정말로 관리(용역)업체를 바꾼다고 결정이 내려져 내일(29일) 공고가 나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라고 전했다. 노조의 요구 사항은 S아파트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27일·28일 양일 간 '임단협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56명 중 찬성 42표(71.18%)와 반대 11표, 무효 3표로 조건부 파업이 결정됐다. 28일 현재 S아파트 경비원 78명 가운데 59명(76%)이 노조 조합원이다. 이중 휴가자 1명, 투표를 거부한 2명을 제외하고 조합원 56명이 파업 찬반투표에 참여했다.

김씨는 "해고될 때 해고되더라도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한다, 안 되면 할 수 없겠지만 끝까지 해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파업 결정을 두고 입주민들과의 갈등이나 마찰은 아직 없다"라면서도 "다만, 입주자대표회장이 저희 경비원들에게 '제발 언론 좀 그만 타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노조는 앞서 24일 경비 용역업체인 한국주택관리주식회사와 제25차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섭이 결렬됐다.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로 한 상태다. 통상 10일(최장 20일)의 조정기간 내에도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S아파트에서는 지난 10월 초 경비원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모욕적인 언쟁 끝에 분신자살을 시도,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한 달 만에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10여 년 넘게 계약해온 용역업체의 변경을 결정하는 한편, 경비원 등 노동자 100여 명에게 오는 11월 31일로 해고하겠다는 예고 통보서를 보냈다. 그러나 아파트 입주자대표 김아무개씨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경비원 해고도, 용역업체 전환도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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