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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 손태영 "올해는 연탄 배달 못 하지만.."

[현장] 3년째 사랑의 연탄나눔행사...권상우-손태영 부부에 이루마까지 힘 합쳐

등록|2014.12.08 09:09 수정|2014.12.08 09:09

▲ 6일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 7차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 현장. ⓒ H8 컴퍼니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올해로 3년째 손태영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 마천동 일대를 찾고 있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남편 권상우 역시 2년째다. 선행에도 개근상이 있다면 두 사람의 몫일 것이다.

6일 오전 8시 50분, 마천1동 주민 센터 앞은 80명의 인원으로 북적거렸다.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 7차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올해는 특별히 피아니스트 이루마도 참석했다. 연말 전국 투어 중이었지만 손태영-권상우 부부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흔쾌히 돕기로 했다고 한다. 

만삭의 몸에도 솔선수범..."올해를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 6일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 7차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 현장. 권상우와 신인 이은채의 모습. ⓒ H8 컴퍼니


달라진 게 있다면 손태영이 둘째 아이를 임신했고, 출산을 약 2개월 남긴 만삭의 몸이었다는 사실. 지난해까지 절도 있게 연탄을 쌓고 나르던 손태영은 무거운 몸에 직접 연탄을 들지 못해 다소 아쉬운 표정이었다. 옆에서 연탄을 나르던 취재진의 질문에 손태영은 "(몸이 무거워도) 컨디션은 좋다"며 "매년 해왔던 일을 올해라고 거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언제부턴가 권상우는 전문 일꾼이 된 모양새다. 지난해 1500장의 연탄을 쉬지 않고 날랐던 권상우는 올해 역시 선봉이 돼 연탄을 배달했다. 골목 구석구석 집집마다 배치된 200장의 연탄을 배달자들에게 분배하는 역할을 도맡은 권상우는 함께 온 소속사 식구들을 독려하며 요령을 전파하기도 했다. 권상우는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기분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얼굴에 검댕을 가득 묻힌 이루마는 묵묵히 연탄 배달 대열에 합류해 나르고 있었다. 피아노 치는 손에 무리라도 갈까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다행히 이번 주 주말은 공연을 쉬기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가뿐하게 연탄을 나르고 18일 전주 지역에서 다시 투어를 진행한다"고 귀띔했다. 이루마는 졸지에 연탄 배달에 함께 합류하게 된 매니저 얼굴의 검댕을 닦아주는 등 세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태영과 같은 소속사 신인 배우인 희웅, 이은채, 이지혁은 선배들의 빠른 몸놀림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몫을 하고 있었다. 모델 출신으로 여러 활동을 하다 배우의 길을 시작한 희웅은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는데 이런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보람이 크다"며 "내년에도 꼭 이 활동을 이어 가고 싶다"고 전했다. 

주민들 "매년 찾아줘서 감사...연탄도 받고 연예인도 보네요"

▲ 6일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 7차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 현장.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연탄 배달에 한창이다. ⓒ H8 컴퍼니


연탄 배달 수혜 대상인 거여동 주민들은 "이제 손태영-권상우 부부의 얼굴이 익숙하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한 주민은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이렇게 잊지 않고 매년 찾아 주는 분들의 마음이 감사하다"며 "연탄도 받고 이렇게 연예인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나"고 웃어 보였다.

말없이 봉사자들이 연탄 200장을 나르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어느 새 봉지 커피 십 여 잔을 종이컵에 타놓고 일일이 나눠 주기도 했다. 환갑을 훌쩍 넘겼다는 이 주민은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데 밥이라도 잘 먹고 하는 건지"라며 마음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배달된 연탄은 총 4000장이었다. 지난해보다 1000장이 늘어났지만 오히려 작업 속도는 한 시간 가량 줄었다. 봉사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총 3000장의 연탄과 150kg의 쌀을 58명의 인원이 나눠 배달했다면, 올해는 80명의 인원이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

오전 11시 30분이 되어 준비한 연탄이 모두 각 가정에 배달됐고, 봉사자들은 컵라면과 김밥, 두부 김치 등으로 식사를 했다. 이들이 나눈 연탄은 각 가정이 약 두 달 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손태영 측 관계자는 "몰래 하는 선행도 좋고 의미 있지만,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이 선행에 적극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매년 행사에 참여 하는 의미를 설명했다. 더불어 따뜻하게 살고자하는 이들의 행동이 또 다른 선행의 불씨를 지피길 원하는 마음은 다들 한결 같았다.

▲ 6일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 7차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 현장. 권상우, 손태영 부부가 쉬는 시간에 함께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 H8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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