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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의회, 시민단체와 예산 심의 "일 냈다"

나주, 고유권한 시민과 나누며 예산참여민주주의 첫 발 떼다

등록|2014.12.08 15:16 수정|2014.12.08 16:52

예산심의 강좌초청강사 이상석 사무처장(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이 나주시의회의원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강의를 하고 있다. ⓒ 김철민


지난 7일 오후 2시, 나주시의회 3층 소회의실에서 나주시 예산편성 및 운용에 관한 강좌가 열렸다. 8일로 예정된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시민단체와 함께 의회 권한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홍철식 나주시의회 의장을 포함해 의원 12명이 참석했고, '나주풀뿌리참여자치시민모임'을 포함 5개 시민단체 회원 15명이 참석했다.

우선 초청강사인 이상석 '시민이 만드는 밝은세상' 사무처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2시간 넘게 예산심의에 관한 강좌를 진행했다.

이 예산심의 연찬회는 나주풀뿌리참여자치시민모임의 제안을 나주시의회가 받아들이며 성사됐다.

2006년부터 끈질긴 설득 끝에 얻은 결실

'2015년 예산안 분석 의견서' 전달최현호 나주풀뿌리참여자치시민모임 대표가 강좌 후, 홍철식 나주시의회 의장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 김철민


기존에는 시민단체가 시의 예산 편성 및 운용에 대해 참여할 수 있는 방도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시의회가 시민단체의 제안을 받아들인 공식적인 연찬회였다. 시 예산의 편성 및 운용에 관한 예산안 강좌를 듣고, 예산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전국 지역 의회 역사에 있어 모범이 될 만한 사안이다.

나주풀뿌리참여자치시민모임 관계자는 8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굉장히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의원 개인이 개별적으로 시민단체와 의견을 교환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의회 전체가 공식적으로 나서서 시민단체와 예산에 대해 논의한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해당 의회와 행정기관의 수동적인 운영으로 그 제도의 본래 취지가 잘 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홍철식 나주시의회 의장의 결단과 시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졌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예산심의 강좌 후 기념촬영나주시의회 의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강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철민


나주풀뿌리참여자치시민모임은 지난 2006년부터 예산 감시 운동을 벌이며 끈질기게 나주시의회를 설득했다. 그 첫 결실이 이번 자리였다.

이 단체는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시장 후보를 상대로 정책협약을 벌여 시민정책자료집을 만든 바 있다. 이번에는 시의회 고유권한인 예산안 심의를 시민과 함께하는 것으로 성과를 이루어냈다.

예산민주주의 실현의 첫걸음을 뗀 나주시, 향후 나주시 발전에 의회와 시민단체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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