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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진상규명 대책위 출범 "부산시 책임져야"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 중심 진상규명 활동 펼칠 계획

등록|2014.12.10 13:50 수정|2014.12.10 13:50

▲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부산대책위원회가 10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향후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특별법 제정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 정민규


심각한 가혹행위로 5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전국 최악의 인권 유린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부산에서 본격 시작됐다.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모임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복지연대, 부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0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부산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의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고 정부 당국의 책임있는 자세도 함께 촉구했다. 대책위는 특히 형제복지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했던 부산시가 이제라도 사과와 적극적인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부산시는 그 관리감독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형제복지원의 참혹한 인권유린사건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매년 형제복지원과의 위탁계약을 갱신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부산시가) 지금도 형제복지원 사건을 사사로운 개인, 단체에서 저질러진 인권침해로 치부해버리고 뒤로 숨으려 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속죄하는 마음으로 형제복지원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명예와 피해를 회복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대책위는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보상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시설 거주인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를 적극 발굴해 이를 알리고 개선해나갈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0여 년간 일반 시민을 부랑인으로 몰아 부산 소재 복지원에 불법으로 감금하고 이들에게 학대와 강제노역, 성폭행를 자행해 500여 명 이상이 사망한 일을 말한다.

이 사건은 20여 년이 흐른 뒤에야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현재 국회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상임위에 상정되는 등 국가 차원의 명예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각종 장애로 겪고 있는 피해자들의 고통에 비해 정치권과 정부의 노력은 미약하다는 지적 역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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