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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 도로, 눈길보다 더 위험... 그 이유는?

도로 주의보 발령... 차량 사고율 가장 높은 12월, 겨울철 차량관리팁

등록|2014.12.11 12:22 수정|2014.12.11 12:22

▲ 겨울철 실외에 오래 주차할 땐 보온재나 천으로 배터리를 감싸두어야 방전을 막을 수 있다. ⓒ 김종성


12월에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첫눈이 내리더니, 겨울 추위가 삼한사온(三寒四溫)도 없이 일주일이 넘게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낮에도 영하의 날씨 속, 별 생각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가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가입한 자동차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신청했다. 곧 찾아온 출동기사에게 추운 날씨에 아침부터 이렇게 오게 해 미안하다고 했더니, 요즘엔 차량의 배터리 방전 현상으로 매일 출동한단다. 이런 맹추위엔 차량도 사람처럼 추위를 탄다고.

갑자기 추위가 몰려오고 눈까지 내리다 보니 초겨울은 평소보다 사고 발생률이 높고, 특히 1년 중 12월이 교통사고율과 긴급출동서비스 발생이 가장 높다고 한다. 그래서 봄~가을 때와는 다른 관리가 필요하다며, 관련 누리집 주소와 함께 몇 가지 요긴한 팁(TIP)을 알려 주었다.

차량 긴급출동사유 가운데 흔한 것이 내가 겪은 배터리 방전으로 인한 자동차 시동 불능 현상이다.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의 배터리처럼 겨울 추위엔 자동차 배터리도 다른 계절보다 성능이 20~30% 떨어진다고 한다. 자동차에 있는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전기장치 외에도 추운 겨울에는 히터, 시트·운전대 열선, 뒷유리 열선 등 전기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배터리의 수명은 보통 3년(거리는 약 5만㎞)으로, 자동차 보닛을 열고 배터리 상태 표시기를 통해 직접 수명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상단의 표시기에 초록색이 보이면 정상, 검은색이면 충전이 부족한 것이다. 만약 흰색으로 나오면 배터리가 방전되기 직전이니 바로 교체야 한다. 배터리 제조사에 따라 색상 표시가 다르며, 배터리 상단 표시기에 설명이 잘 되어 있다. 겨울 동안 실외에 주차해 놓고 2주 이상 차량을 운행하지 않을 땐 시중에서 판매하는 배터리 보온재나 헝겊, 헌 옷 등으로 배터리를 덮어두면 방전을 막을 수 있다.

눈길보다 더 위험한 '블랙 아이스' 도로

▲ 겨울철 언덕길을 자주 운행한다면 스노우 타이어가 안전하다. ⓒ 김종성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타이어다. 겨울엔 기온이 낮아지면서 타이어 공기압이 빨리 줄어든다고 한다. 이렇게 타이어 수축이 되면 눈길, 빙판길에서 미끄러지기 쉽다. 주유할 때 정비소에 들러 내 차의 적정 공기압을 물어보고 바람을 채우거나 빼는 것이 좋다. 겨울은 눈길보다 더 미끄러워 위험하다는 '블랙 아이스 현상'(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경우 녹았던 눈이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것)으로 눈이 오지 않은 도로라도 평소보다 타이어의 제동력이 약해진다.

블랙 아이스란 이름은 출퇴근 시간대의 이른 아침, 심야 시간대에 운전하다 보면 도로가 까맣고 반짝반짝하게 얼어붙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언뜻 보면 멀쩡한 도로로 보여 속도를 내다 겨울철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겨울철 차량 운행을 자주 하거나 언덕을 오르내리는 일이 잦으면,'스노우 타이어(snow tire)'를 장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일반 타이어보다 눈·빙판길 주행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급할 땐 간편하게 뿌리기만 하면 일시적으로 역할을 해주는 스프레이형도 있단다.

세 번째로 앞유리를 닦아주는 와이퍼 점검도 중요하다. 눈이 많이 올 경우 와이퍼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시야가 가려지면서 운전을 할 수 없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 자동차 앞유리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있는 경우 와이퍼를 작동하면 고장이 날 수 있다. 눈 제거 주걱이나 비슷한 도구로 시야를 확보 후 차량 시동을 걸고 유리창 쪽으로 김 서림 제거를 할 때와 같이 히터를 틀어 주어 열로 나머지 눈을 녹이면 된다. 와이퍼의 안전을 위해 겨울철엔 주차 시 와이퍼를 세워 놓거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앞유리 가림막 천으로 덮어놓으면 가장 좋겠다. 

눈길 주행 후엔 하부세차 필수

▲ 눈쌓인 앞유리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와이퍼를 작동시키면 안된다. ⓒ 김종성


이외에 기본적인 차량 관리 요령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간밤에 내린 눈으로 자동차 유리에 쌓인 눈을 녹인다고 뜨거운 물을 붓는 것은 금물이다. 유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눈 제거 주걱 같은 도구를 사용한 후 자동차의 히터 열로 나머지 눈을 녹이면 된다.

추위 때문에 엔진을 켜자마자 히터를 트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시동을 켠 후 엔진 온도계 바늘이 최소 4분의 1 이상 올라왔을 때 히터를 트는 게 사실은 더 빠르게 실내 온도를 높인다. 시동을 켜자마자 히터를 틀면 엔진에 공급돼야 할 열이 방출돼 따뜻한 바람이 나올 때까지 오히려 더 오래 걸린다.

눈길 주행을 한 후, 세차를 하지 않을 경우 차량의 부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겨울철엔 세차 특히 하부세차를 꼭 해주어야 한단다. 이유는 눈길에 뿌려지는 제설제인 염화칼슘. 눈길을 운행한 후 하부세차를 하지 않을 경우 염분이 있는 염화칼슘으로 인해 차체 부식이 촉진되어 자동차의 수명을 깎아 먹는다.

물론 이런 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운전, 방어운전이다. 눈 내린 날이면 평소보다 서행하고 차량 간 거리를 넉넉히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도로가 얼었을 경우 차량의 강한 구동력으로 쉽게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2단으로 놓고 서서히 출발한다. 눈길에서는 앞차 바퀴 자국을 따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퀴 자국이 차량이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으며, 눈에 가려 보이지 않는 구덩이나 돌멩이 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에도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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