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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청장, 선심성 예산 '펑펑' 무상급식 '축소'

울산대교 개통축제비용 1억5천 중복 편성...야당의원들 계수조정 보이콧

등록|2014.12.12 15:22 수정|2014.12.12 15:22

▲ 새누리당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이 선신성 예산은 늘이고 무상급식은 축소하자 12일 통합진보당 홍철호 의원이 계수조정을 거부하고 5학년 무상급식 즉각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 박석철


새누리당 권명호 동구청장이 전임 구청장이 확대 추진하던 무상급식 축소를 추진하면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댔지만 막상 선심성·낭비성 예산은 수십 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구의회 예산심사 결과 드러났다.

권 구청장은 전임 김종훈 구청장이 시행하던 친환경무상급식 예산을 2014년 8억6716만 원에서 2015년에는 4억1742만 원으로 절반이 넘게 감액해 당초 초등학교 5~6학년에 지원하던 무상급식을 5학년은 제공받지 못하게 됐다(관련기사: <무상급식 축소, 의전차량 교체... 이상한 울산 동구>)

하지만 그는 내년 5월 개통하는 울산대교(남구와 동구 사이 바다를 잇는 세계 3위 현수교) 개통식 축제를 위해 울산대교 추진 주체인 울산시가 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많은 1억5천만원을 따로 편성한 것.

이외에도 권 구청장은 민주평통자문위원 안보해외견학비로 6700만 원, 공무원해외연수로 2억5000만 원 등 구의회 심의 결과 낭비 및 선심성으로 보이는 예산 수십억 원을 편성했다.

이 때문에 야당 구의원들이 12일 열릴 예정인 내년 당초예산 계수조정을 보이콧 하는 등 동구의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야당 동구의원들 "주민 혈세인 예산을 구청장 쌈짓돈으로 여겨"

울산 동구의회 야당의원들은 12일 "권명호 구청장이 일회성 선심성 예산을 편성해 주민의 혈세인 예산을 쌈짓돈처럼 여기고 있다"며 "하지만 아이들 밥그릇을 뺏는 5학년 무상급식 예산은 삭감하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회기 울산 동구는 구청장과 구의원 과반이 야당이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구청장과 8명의 구의원 중 5명이 새누리당에서 당선됐다.

권명호 구청장은 앞서 무상급식 축소를 예고하면서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 한 달만인 지난 7월, 올해 1차 추가경정에서 의전차량 교체 예산을 편성해 통과시킨 후 지난 9월 5일 5700여만 원을 들여 3천㏄급 중형 승용차 제네시스를 구입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홍철호·이생환(통합진보당), 김원배(노동당) 등 야당의원들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동구의 내년 당초예산을 심의하던 의원들은 깜짝 놀랐다. 예산이 없어 무상급식을 축소한다던 동구청이 낭비성 예산은 수십 억원을 편성한 것.

야당 의원들이 지목한 대표적 선심성 예산은 위에서 언급한 울산대교 개통축제비용과 민주평통 안보해외견학 비용 외에도 수두룩 하다. 동구청은 내년 예산에서 cctv 설치 및 유지비로 21억1천만원을 편성해 "지역 규모와 예산규모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보훈회관 부지 구입비로 15억원을 비롯해 8·15 기념 행사비로 3500만원을 새로 편성하는가 하면 심지어 어린이 씨름대회 비용으로 2천만원을 새로 편성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철호 동구의원은 "이같은 낭비성 선심성 예산 편성은, '예산이 부족해 5학년 무상급식을 삭감한다'는 변명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며 "결국 무상급식 축소는 예산이 부족해 편성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일 야당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계수조정 전까지 권명호 구청장의 5학년 무상급식 예산확보에 대한 진정성 있는 답변을 요구했고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질의했지만 집행부는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이에 예산 심의 때 권명호 구청장 출석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거부로 권명호 구청장 입장은 듣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은 권 구청장이 지금이라도 당초예산의 원만한 의결을 위해 축소된 무상급식 예산을 즉각 편성할 것을 요구한다"며 "만일 이에 대한 답변이 없으면 계수조정에 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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