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고개숙인 조양호 회장 "제가 교육 잘못시켜... 죄송"

'땅콩 회항' 사건 공식 사과... "조현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것"

등록|2014.12.12 13:51 수정|2014.12.12 23:45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 최인성


[기사 보강 : 12일 오후 3시 30분]

아버지는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의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아버지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조 회장은 이어 조 전 부사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국토부와 검찰의 수사와 관계없이 대한항공 부사장직을 비롯해, 등기이사와 계열사 모든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그는 연거푸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후 사과까지 왜 이렇게 늦었나'라는 질문에 그는 "제가 잘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일반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제가 교육을 잘못 시킨 것 같다,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향후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복귀는 생각해 본 적없다"고 일축했다. 또 고객서비스 개선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해서 향상 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의 사퇴여부에 대해서는 "평창 조직위원장 자리는 공적인 자리인 만큼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면서 "평창올림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 내리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 '꼼꼼한 사과문'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중 사과문을 손에 들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사무장을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월권 논란이 일었다. <사진 연합뉴스 / 디자인 오마이뉴스 고정미 기자> ⓒ 연합뉴스


대한항공 창사이래 최대 위기 직면... 조 회장이 직접 수습 나서


조 회장의 이날 회견은 전격 결정됐다. 당초 조 전 부사장이 이날 오후 3시 국토교통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돼 있었다. 이에 앞서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이면서 그룹회장이 직접 나서 국민들에게 먼저 사과를 한 것이다.

조 회장이 이처럼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배경에는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미 국내외적으로 회사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데다, 국민 여론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 상황이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의 사건이 알려진 후 대한항공의 허술한 대응이 사건을 오히려 키운 셈이 됐다. 이 과정에는 조씨 오너일가의 안일한 인식과 회사의 위기관리 대응에 허점도 그대로 드러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알려졌을 때 조 전 부사장의 진정성있는 사과라도 나왔다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또 회사 차원의 위기관리 대응도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땅콩 리턴' 입장 밝히는 조양호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조 회장은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에 고개숙여 사죄한다"며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애비로서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 유성호


조양호 회장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에 사죄한다"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땅콩 리턴' 사과하는 조양호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조 회장은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에 고개숙여 사죄한다"며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애비로서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 유성호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