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연 동국대 총장 후보 사퇴... 남은 후보 1명뿐
조의연 교수, "동국 108년 역사에 이런 총장선임절차 유린 사례 없었다"
▲ 동국대 제18대 총장후보 조의연 교수(영어영문학부)가 14일 정각원에서 후보사퇴 기자회견 후 불단에 합장하고 있다. 조 교수는 "교계선각자의 원력으로 설립된 동국대가 학교 외부의 권력으로부터 자율권을 침해받지 않을 수 있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 불교닷컴
조의연 교수는 14일 동국대 교내법당인 정각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대학교 제18대 총장후보를 사퇴하며'라는 제하의 글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여익구 등 동국대 동문 민주열사 위패가 모셔진 영단 앞에 서서 "민주화에 앞장섰던 동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교내 민주화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종단의 선거개입으로 선거는 절대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기본원칙이 동국대에서 처참히 파괴되고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번 총장선거는 동국대 구성원의 자존심에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렇게 구성원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면서 화합과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국대가 생존해 발전해 나가는 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 "총장 선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조 교수는 또 "이번 총장선출과정 같이 법적기구인 이사회 권한을 초월해 총장선임절차를 철저하게 유린한 역사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며 "종단은 총장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이사회는 자율적·독립적으로 총장 선출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 후보 사퇴와 관련해 다른 동국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몇몇 교수를 제외하고, 교수·직원·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한 적 없다. 교계 언론을 통해 각 구성원의 입장을 확인했다. 후보 사퇴는 교수·직원·학생 등과 협의한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총장선출 과정이 잘못됐다는 생각에 결정한 것이다."
- 후보 사퇴 후, 이사회가 후보 1인만으로 총장선출을 강행한다면?
"이후 계획은 없다. 언론 등을 통해 파행이 드러났고 남은 후보가 1명뿐인데 선출절차를 강행하고 않고는 이사회 고유권한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사회가 단 1명 후보를 놓고 (총장을) 선출한다해도 이사회 결정에 따르겠다."
- 동국대 구성원이 종단의 선거개입에 분노하고 있다. 동참할 것인가?
"동국대 구성원의 행동에 총장후보로서 동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불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