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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청장 "무상급식하면 어릴 때부터 공짜에 익숙"

16일 무상급식 축소 관련 기자회견... 진보당 "날치기 통과, 독선적 판단"

등록|2014.12.16 19:09 수정|2014.12.16 19:13
새누리당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이 "무상급식하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공짜에 익숙해진다"며 무상급식 축소를 주장했다.

울산 동구의회는 지난 15일 오후 제147회 2차 정례회를 열고 이생환·홍철호(통합진보당), 김원배 의원(노동당)이 농성하며 불참한 가운데 여당의원 5명 만으로 동구 무상급식 예산안을 8억6700만 원에서 4억1700만 원으로 4억5000만 원 축소 가결했다.

▲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이 16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무상급식 축소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권명호 동구청장은 16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축소는 동구교육 발전을 위한 진정어린 결단"이라고 밝혔다.

권명호 구청장은 "무상급식은 겉으로는 공짜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로 그 누군가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학교급식의 잔반처리 비용이 전국적으로 연간 140억 원이나 된다. 무상급식하면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공짜에 익숙해진다. 과연 교육적인지도 생각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온갖 편파적인 비판과 일방적인 비난 속에서도 만사가 순리대로 풀어지리라 기대하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동구지역 교육발전에 대한 예산지원은 더욱 확대되었고, 또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저소득층 지원예산을 통해 무상급식이 제공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무상급식 예산 축소는 굳이 급식비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계층에 제공되던 무상급식 예산을 절감해 예산지원이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함으로써 한정된 구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동구교육의 본질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진정어린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권명호 구청장이 밝힌 교육예산 확대는 친환경급식 지원 확대(2014년 초16·중7·고1 총 24개교→2015년 초16·중7·고9 총 32개교)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각종 인성·문화·예체능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권명호 구청장은 "학교 냉난방비 지원사업에 1억900만 원, 영어캠프 운영 1억1700만 원, 청소년창의학습진로지원센터 운영 2억 원 등 동구지역 교육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에 많은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권 구청장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저소득층 지원예산을 통해 무상급식이 제공된다"고 밝힌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보편적 무상급식 확대로 내년 무상급식비 지원을 초등학생은 최저생계비 350% 이하에서 600% 이하 자녀에게까지 확대 운영하기로 하면서 내년에 동구에 1억5천여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이럴 경우, 월 960만 원 소득계층까지 무상급식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모든 초등학생이 무상급식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현실은 전국 최하위 무상급식율로 나타나고 있는 것.

울산교육연대 최민식 상임대표는 "선별적 무상급식의 모순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증거"라며 "동구지역의 과반수 주민이 현대중공업 하청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무상급식 축소는 서민층에게는 그만큼 불이익이 온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진보당과 시민사회 반대 기자회견 중에 날치기 통과"

한편,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지난 15일 동구 무상급식 축소안이 강행처리된 데 대해 논평을 내고 "야당의원들의 반대에도 결국, 무상급식 지원비가 삭감된 예산안을 동구의회가 날치기 통과시켰다"고 비난했다.

이어 "새누리당 전문분야가 날치기 의안통과임은 익히 알았지만 아이들 문제이기에 최소한의 대화와 타협을 기대했다"며 "새누리당이 날치기한 그 순간에도 통합진보당 동구의원들과 야당의원들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의회농성 중이었고, 친환경무상급식울산연대와 전직 동·북구청장은 무상급식 축소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의 목소리와 시민사회의 요청이 새누리당에게는 일언반구의 가치조차 없는가"고 반문하고 "정치적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아이들의 밥 문제였고, 구청장이 확대약속까지 한 사안이다. 새누리당의 독선적·정치적 판단으로 울산 아이들이 더 이상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진보당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무상급식 실시를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며 "모자라는 비용은 추경을 통해 반영하면 되므로 마지막 요구조차 묵살하지 말고 동구청장은 무상급식을 당장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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