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투정 부릴 위치냐" ... "청와대 못지 않게 불통"
흔들리는 새누리당·새정치연합 '빅딜'... 비선실세 의혹에 29일 본회의도 무산?
▲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 소집 일정을 비롯해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구성된 협의체인 '2+2 연석회의' 개최 시점 등을 협의하고 있다. ⓒ 남소연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의 '공무원연금 개편-자원외교 국정조사' 빅딜 합의가 산으로 가고 있다. 빅딜 합의의 핵심 사안이었던 연금 관련 특위 및 자원외교 국조 가동 시기를 두고 양당 모두 '동상이몽' 중인데다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합의 내용이 흔들리고 있다.
당장 양당은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여부를 두고도 첨예하게 대치 중이다.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 발표 때까지 운영위를 소집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새정치연합은 일부 상임위를 보이콧하며 운영위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빅딜 합의 당시 약속했던 29일 본회의 개회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이정현 "야당 상임위 보이콧, 국민 보기엔 엉덩이 때려줄 정도의 투정"
새누리당은 야당의 운영위 소집 요구를 정치공세로 치부하고 있다. 특히 야당의 일부 상임위 보이콧에는 "의정농단"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압박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이유는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민생경제 처리가 시급하기 때문"이라며 "야당이 검찰 수사 중인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 관련 운영위 소집을 요구하면서 일부 상임위의 법안심사를 전면 중단하려는 것은 민심에 극히 반하는 결정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은) 국민을 위해 쓰라고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며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민생경제 발목을 잡는 것은 책임있는 제1야당의 모습이 아닌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 역시 "어제 야당이 일부 상임위를 보이콧했는데 누구를 위한 보이콧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민생·경제와 관련된 상임위를 보이콧하면 그 피해는 분명히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을까, 참 답답하다"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또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는 법이다, 검찰 수사가 끝나면 그에 기초해서 적절한 국회 차원의 논의와 대책이 있을 것"이라며 야당의 운영위 소집 요구를 재차 거절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야당의 요구를 '투정'으로 일축했다. 그는 "국회의원에게만 주어진 법안·예산심의를 하지 않는다면 (의원이) 세비를 받을 이유도 없고 존재할 이유도 없다"라며 야당의 보이콧 전략을 비판했다.
아울러 "집에서 '나 학교 안 가부러, 나 밥 안 먹어부러' 하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라며 "학생이 당연히 학교를 가고 세 끼 밥을 먹어야 하는데 이런 말은 투정에 불과하다, 국민들에게는 참 답답할 정도로 엉덩이를 한 번 때려줄 정도의 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은 국민들로부터 '당신 투정 부릴 나이야? 투정 부릴 위치이고 그러라고 특권과 권한을 누리고 있는거야'란 소리 듣기 전에 큰 결단을 내려서 국민이 원하는 걸 해결하고 정치적으로 획득하고 싶은 것은 그것대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윤근 "신뢰 잃은 검찰 수사 지켜보자는 새누리당 주장 공허해"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날 역시 국회 운영위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우윤근 원내대표는 전날 김무성 대표의 '의정농단' 비판에 "청와대를 비판하고 감시해야 할 국회가 상임위 소집조차 못하는 게 의정농단"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청와대 지키기'를 계속할지, 국민의 요구나 여론에 따를지 선택해야 한다"라며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공허하게만 들린다"라고 지적했다. 문건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자살한 최아무개 경위 문제나 한아무개 경위에 대한 청와대 회유설마저 확산되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또 "가장 시급한 국정현안인 '비선실세 국정농단'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 소집과 청문회 개최는 정상적인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자 선결조건"이라며 "(청와대를 감시·견제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책무를 방기하는 자체가 청와대 못지 않게 불통을 자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국회 운영을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장본인은 새정치연합이 아니라 바로 비선실세이고 청와대"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청와대 비선실세들이 국회 회의마저 좌지우지하는 것 같다"라며 "새누리당이 운영위 개최에 동의하면 된다, 다른 상임위는 열자고 하면서 왜 운영위 개최는 합의 못하나"라고 꼬집었다.
또 "정치는 상식이다, 청와대 관련자들은 국회에 나와서 국민 앞에 당당히 얘기해야 한다"라며 "뭐가 두려워 (운영위에) 나오지 않는가, 진실은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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