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사망... 대한민국, 정치후진국가로 전락"
민주수호 대전범국민운동본부 헌법재판소 규탄 기자회견... "부정의한 권력 심판"
▲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 민주수호 대전 범국민운동본부'는 19일 오후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를 규탄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선고하자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지역 70개 시민사회·종교단체 및 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 민주수호 대전 범국민운동본부'는 19일 오후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2월 19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종말을 고한 '암흑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은 비판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후진국가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헌법재판소 자신에 대한 사망선고"라며 "민주주의는 정치적 소수에 대한 포용과 관용, 그리고 공개적인 토론과 선거를 통한 의사결정과 선택을 그 생명으로 함에도, 우리 사회의 주류적 입장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정당을 해산시키는 것은 민주주의의 포기이자 전체주의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법적 검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일 안에 서둘러 무리하게 진행된 정당해산 선고는 이미 그 결과가 정해진 상태에서 박근혜 정권의 정치적 최대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문명국가의 정당해산 기준을 외면하고 후진국으로 추락시켰다"며 "'반대파를 포용하는 관용의 나라'를 포기하고 '국가가 나서서 반대파를 제거하는 나라'의 길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진보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비판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후진국가로 전락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오늘 해산결정에 찬성의견을 낸 재판관들의 이름은 영원히 기록될 것이며, 그 배후이자 중심에 서 있는 박근혜 정권의 민주파괴 역사는 후대에게 잊지 말아야 할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1958년 조봉암 진보당 당수에 대한 사형판결이 2011년 무죄로 선고되었듯이, 역사는 오늘 결정이 명백한 오판이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장강은 굽이쳐도 결국 바다로 흐른다"며 "우리는 독재국가로 전락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대대적인 저항운동을 대전 시민들과 벌여, 역사의 이름으로 반드시 부정의한 권력을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탄발언에 나선 김규복 민주수호 대전충남기독교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참담하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고 심경을 밝힌 뒤 "헌재 구성원 자체가 정부가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아주 조그마한 기대를 했던 우리가 어리석었다"고 말했다.
이대식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 당선인도 "죽어갔던 유신독재망령이 좀비처럼 살아났다, 노동·인권·진보적 가치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어느 독재자의 놀잇감이 아니라 피로서 지켜낸 국민들의 가치"라고 말했다.
또한 한창민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은 "헌재의 이번 판결은 통합진보당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의 민주와 자유, 정의, 인권이 짓밟힌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함께 저항하여 다시 민주주의를 되찾아야 한다, 그 길에 대전시민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대표들은 대전시민아카데미 회의실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대응활동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대전 전지역에 '민주수호 대전 범국민운동본부' 이름으로 '헌법재판소는 정당해산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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