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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식도락이란 이런 것 아닐까

첫 숟갈의 여운 끝까지... 특별하고 맛깔난 비빔밥

등록|2014.12.23 11:11 수정|2014.12.23 11:11

▲ 천연 재료가 함께 어우러진 비빔밥은 우리들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있다. ⓒ 조찬현


맛은 추억이다. 음식의 맛은 고향이다. 고향집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차려줬던 밥상의 추억이 이 세상 최고의 맛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으면서 어릴 적 고향의 향수가 아른거리고 어머니의 손맛이 떠오른다면 이건 분명 행복밥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참 오랜만이다 이런 맛을 찾아낸 것은.

맛돌이가 맛 찾아 전국으로 동분서주했건만 바로 우리 동네에 이런 곳(The Cook's 더 쿡스)이 있었다니 아이러니다. 옛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다. 가까이 두고도 여태껏 모른 걸 보면 실로 딱 그 모양새다. 그건 그렇고 이곳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가게인데 손맛이 예사롭지 않다.

인스턴트 음식에 무디어진 원초적인 미각 되살아

▲ 고소하고 촉촉한 계란 노른자에 매실엑기스와 마늘을 가미해 직접 제조한 특제 고추장이 더해져 비빔밥의 풍미가 압권이다. ⓒ 조찬현


▲ 첫 숟갈의 여운이 끝까지 이어지는 행복밥상이다. ⓒ 조찬현


전주식 비빔밥을 쓱쓱 비벼내 한술 맛본 순간 그 느낌이 별났다. 첫 숟갈의 여운이 끝까지 이어진다. 밥그릇이 바닥을 드러낸 순간까지 숟가락을 내려놓을 새도 없이 뚝딱 해치웠다. 인스턴트 음식과 화학조미료에 무디어진 원초적인 미각이 되살아났다. 여수의 착한 맛집으로 소개해도 될 듯싶다.

여수 소호동 가는 길의 장성마을 초입 모퉁이에 있는 이곳은 느낌 좋은 곳이다. 실내는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인테리어에 홍대스러운 분위기다. 집에서 사용하던 가구를 배치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더해 한껏 멋을 살렸다. 어린왕자의 그림도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뭘 먹어도 맛있을 거 같은 분위기다.

▲ 어린왕자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 조찬현


▲ 느낌 좋은 실내는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인테리어에 편안한 분위기다. ⓒ 조찬현


전주식 비빔밥이다. 색색의 고운 채소와 쇠고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집 대표(54.이정애)의 오랜 경험과 숱한 노력의 결정체라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애호박과 우리 한우 쇠고기, 표고버섯, 봄동 등 8가지가 한데 어우러졌다. 고소하고 촉촉한 계란 노른자에 매실엑기스와 마늘을 가미해 직접 제조한 특제 고추장이 더해지면 그 풍미가 압권이다.

착하고 행복한 식도락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새콤달콤한 무 피클에 매일 아침 담그는 배추김치도 맛깔나다. 멸치와 표고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내 끓여낸 시래기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역시 음식은 정성이라더니 이런 맛이라면 아마 전주비빔밥도 울고 가겠다.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님들이 음식의 참맛을 알아줄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해요."

▲ 비빔밥 외에도 더국수(5천원), 어묵탕(8천원), 수제손만두(6천원) 등의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 조찬현


▲ 비빔밥 한 그릇(8천원)에 커피까지 해결되니 참 착한 가격이다. ⓒ 조찬현


좋은 식재료를 이용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든다는 더 쿡스 대표의 말이다. 비빔밥 외에도 더국수(5천 원), 어묵탕(8천 원), 수제손만두(6천 원) 등의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식후에 마시는 차는 무료다. 셀프로 운영되는 차는 원두커피와 믹스커피는 물론 다양한 국산차까지 준비되어 있다. 비빔밥 한 그릇(8천 원)에 커피까지 해결되니 참 착한 가격이다. 맛있는 비빔밥을 먹은 후에 커피 한 잔 마시노라면 온 몸에 행복한 기운이 깃든다. 착한 식도락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맛돌이의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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