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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이라도 더 싸게'... 담배 판매제한에 주먹다짐도

등록|2014.12.29 07:59 수정|2014.12.29 07:59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내년 담뱃값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담배를 한 갑이라도 더 사놓으려는 애연가들이 늘면서 판매제한을 하는 편의점에서 주먹다짐까지 벌어지고 있다.

28일 서울 종로구 인근 편의점 여러 군데 담배 진열대에는 이빨이 빠진 듯 듬성듬성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편의점 직원에게 "담배 두 갑을 달라"고 하자 계산대 옆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안내문을 가리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루 1인 1갑 판매'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안내문에는 '정부 정책에 따라 1인당 담배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고객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설명이 덧붙어 있었다.

이 편의점 직원은 "월말에 가까울수록 담배를 여러 갑 사려는 손님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물량 제한으로 여러 갑을 팔 수 없다고 말하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1갑만 사서 돌아가는 손님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담배 물량 제한은 점원을 때리는 폭행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2일 오전 2시께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편의점에서 직원 김모(22)씨는 손님으로부터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

담배를 사러 온 손님 김모(40)씨가 '담배가 모두 팔렸다'는 말에 격분해 욕설을 퍼붓고 주먹으로 얼굴을 두 차례 때린 것.

지난 15일 강북구 수유동의 한 편의점에서도 '담배를 1갑만 판다'는 편의점 직원 박모(25)씨의 말에 격분한 손님 정모(47)씨가 30여 분간 행패를 부려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10여 년간 담배를 피워온 회사원 안모(33)씨는 "하루 사이에 담뱃값이 2배 오르게 되니 본전 생각이 나 편의점이 눈에 띄는 대로 담배를 1갑씩 사모으고 있다"면서 "정부는 무책임하게 담뱃값만 올리고 혼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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