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반 불안 반"...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시승기
내년 4월 개통 앞두고 첫 지역주민 시승 체험 행사 열려
오랜 기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이 오는 4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1년 넘게 시운전을 하면서 자주 운행하고 있는 탓에 주민들의 눈에는 이미 익숙해졌다. 그만큼 개통을 기다리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앞으로 직접 탑승하면서 겪게 될 승차감, 사고 시 안전, 무인운전 등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들에 대한 의구심이 온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처음으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승식이 열려 현장에 다녀왔다.
일반 주민대상 첫 시승 행사
시승 출발역인 칠곡경대병원역에는 일찌감치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시승식에는 북구 동천동 주민 50여 명을 비롯해 봉사단체 회원, 대구시 관계자,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무료시승 행사라 입장 시 요금 정산을 하지 않았을 뿐 역내 대부분의 시설들은 동작을 하고 있었다. 잠시 역사를 둘러본 후 약간은 좁은 느낌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플랫폼은 위로 지붕이 덮여 있긴 했지만 양쪽 선로가 훤히 뚫려 있고 지붕이 맞닿는 부분도 틈이 있어 뭔가 개방적인 느낌이다. 이날은 다행히 날씨가 따뜻했는데 추운 겨울에 기다리는 탑승객들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현재 계획대로라면 차간 배차간격이 3분 가량이라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스크린도어 안전문제 여전히 지적되고 있어
역사 내에서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바로 '스크린 도어'다. 알려져 있다시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스크린 도어는 전면이 아닌 1.2미터 가량으로 성인의 경우 가슴에서 어깨 정도 높이다. 무엇보다 자살이나 취객 등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전면 스크린도어 도입 필요성이 지적됐다. 하지만 현재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예산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향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점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지상에서 15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운행되는 지상철인데다 역사에 고정으로 배치된 직원이 없이 무인으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가 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많다. 3호선만이 아니라 대구의 스크린도어 설치율은 1·2호선 59개역을 통틀어 16.9%(10곳)에 불과하다. 전국 꼴찌 수준이다.
멀리 보이는 차량기지 쪽에서 열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3호선의 색으로 결정된 노란색 차량이 눈에 띄었다. 3호선은 경전철인데다가 3량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열차가 짧아 보였다.
잠시 후 열차가 정차하고 승객들이 탑승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든 느낌은 미리 듣긴 했지만 좀 좁다는 것이었다. 3호선 차량의 크기는 2.98m, 길이 15.1m, 높이 2.49m로 경전철이면서 지상철로 건설되면서 3량 기준으로 총 275명을 정원으로 설계됐다. 기존 1, 2호선 차량보다 폭은 23cm 크지만 길이는 2.4m 짧다.
수동운전으로 인해 승차감 다소 미흡
열차가 출발하자 승차감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승객들 사이에서 흘러 나왔다. 생각보다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던 반면 많이 흔들린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잠시 후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이날 시승의 경우 수동운전 방식으로 차량이 운전된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3호선은 전면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이라 차량 운전 또한 기관사 없이 자동으로 운행된다.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시운전도 무인 자동운전 방식으로 하고 있다. 다만 시승식의 경우 여러 가지 편의 문제로 수동운전으로 하고 있는데 이때 기관사의 숙련 정도가 조금 부족해 승차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날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흔들림이 많이 느껴졌다. 특히 커브 구간에서는 (설계상) 차량이 기울기도 한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운행에 앞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하면서 창문 아래로 주변 풍경이 보였다. 상가 옥상은 물론 거리를 지나는 차량과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풍경을 구경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창문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주거 밀집지역에서는 흐리게 처리된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눈으로 확인은 못했다. 대구시의 이야기처럼 관광열차로서의 효과까지 누릴 정도인지는 조금 갸우뚱했지만 조금만 정비가 된다면 조망이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안전장비 실효성 확인 어려워, 공개 테스트 등 필요할 듯
몇 개의 역을 지나칠 때쯤 차량 내의 안전시설을 살펴보았다.
우선 최후 탈출용 장비인 스파이럴 슈트는 운전석 바로 뒤 큰 블록형태의 덮개 아래에 있었다. 현재 3호선은 유사상황 발생 시 고가 사다리차가 오거나 반대편에 다른 차량이 와서 건너가는 방식으로 탈출 루트를 설계하고 있다.
다만 이런 대처가 어려울 시 최후 수단으로 비행기에서 사용하는 미끄럼 방식의 나선형 탈출 장비를 비치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스파이럴 슈트다. 안전 장비는 주민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부분이다. 모노레일로 설계된 3호선에는 별도의 탈출로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대구시와 도시철도공사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출발한 지 정확히 46분 만에 열차는 종착역인 용지역에 도착했다. 실제 운행 시에는 승객 탑승 등으로 소요시간이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전 구간이 익히 다녀본 거리였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본 대구의 모습은 색달랐다. 종착역에서 내린 승객들 상당수도 기념촬영을 하는 등 새로운 명물에 대한 기대가 커 보였다.
도시철도 3호선은 당초 2014년 말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겨울철 운행에 대한 테스트를 확실히 하기 위해 개통을 연기한 바 있다. 또 현재 제조사인 히타치에서 시운전까지 통제하고 있는데 이를 넘겨받아야 하는 등 정식 개통까지는 넘어야 할 크고 작은 산이 적지 않다.
도시철도는 대중 교통수단으로서 건설비용도 많이 투입될 뿐더러 한 번 이용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100년은 내다봐야 하는 큰 사업이다.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도시 인프라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직접 탑승하면서 겪게 될 승차감, 사고 시 안전, 무인운전 등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들에 대한 의구심이 온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처음으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승식이 열려 현장에 다녀왔다.
▲ 시승식이 열린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칠곡경북대병원역 ⓒ 김지형
일반 주민대상 첫 시승 행사
시승 출발역인 칠곡경대병원역에는 일찌감치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시승식에는 북구 동천동 주민 50여 명을 비롯해 봉사단체 회원, 대구시 관계자,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 이날 시승식은 무료로 진행됐지만 요금을 확인하는 장비 등은 모두 작동 가능해 보였다. ⓒ 김지형
▲ 자동 요금 정산기 ⓒ 김지형
무료시승 행사라 입장 시 요금 정산을 하지 않았을 뿐 역내 대부분의 시설들은 동작을 하고 있었다. 잠시 역사를 둘러본 후 약간은 좁은 느낌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플랫폼은 위로 지붕이 덮여 있긴 했지만 양쪽 선로가 훤히 뚫려 있고 지붕이 맞닿는 부분도 틈이 있어 뭔가 개방적인 느낌이다. 이날은 다행히 날씨가 따뜻했는데 추운 겨울에 기다리는 탑승객들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현재 계획대로라면 차간 배차간격이 3분 가량이라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 차량과 스크린도어의 모습. 스크린도처가 1.2미터로 낮게 설치되어 있다. ⓒ 김지형
스크린도어 안전문제 여전히 지적되고 있어
역사 내에서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바로 '스크린 도어'다. 알려져 있다시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스크린 도어는 전면이 아닌 1.2미터 가량으로 성인의 경우 가슴에서 어깨 정도 높이다. 무엇보다 자살이나 취객 등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전면 스크린도어 도입 필요성이 지적됐다. 하지만 현재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예산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향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점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지상에서 15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운행되는 지상철인데다 역사에 고정으로 배치된 직원이 없이 무인으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가 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많다. 3호선만이 아니라 대구의 스크린도어 설치율은 1·2호선 59개역을 통틀어 16.9%(10곳)에 불과하다. 전국 꼴찌 수준이다.
▲ 열차가 선로를 통해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3호선의 색깔로 정해진 노란색이 눈에 띈다. ⓒ 김지형
멀리 보이는 차량기지 쪽에서 열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3호선의 색으로 결정된 노란색 차량이 눈에 띄었다. 3호선은 경전철인데다가 3량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열차가 짧아 보였다.
잠시 후 열차가 정차하고 승객들이 탑승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든 느낌은 미리 듣긴 했지만 좀 좁다는 것이었다. 3호선 차량의 크기는 2.98m, 길이 15.1m, 높이 2.49m로 경전철이면서 지상철로 건설되면서 3량 기준으로 총 275명을 정원으로 설계됐다. 기존 1, 2호선 차량보다 폭은 23cm 크지만 길이는 2.4m 짧다.
▲ 열차 객실 내부의 모습. 기존 지하철과 달리 선반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 김지형
수동운전으로 인해 승차감 다소 미흡
열차가 출발하자 승차감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승객들 사이에서 흘러 나왔다. 생각보다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던 반면 많이 흔들린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잠시 후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이날 시승의 경우 수동운전 방식으로 차량이 운전된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3호선은 전면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이라 차량 운전 또한 기관사 없이 자동으로 운행된다.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시운전도 무인 자동운전 방식으로 하고 있다. 다만 시승식의 경우 여러 가지 편의 문제로 수동운전으로 하고 있는데 이때 기관사의 숙련 정도가 조금 부족해 승차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 차창 밖으로 보이는 대구의 모습.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색달랐다. ⓒ 김지형
이날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흔들림이 많이 느껴졌다. 특히 커브 구간에서는 (설계상) 차량이 기울기도 한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운행에 앞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하면서 창문 아래로 주변 풍경이 보였다. 상가 옥상은 물론 거리를 지나는 차량과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풍경을 구경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창문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주거 밀집지역에서는 흐리게 처리된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눈으로 확인은 못했다. 대구시의 이야기처럼 관광열차로서의 효과까지 누릴 정도인지는 조금 갸우뚱했지만 조금만 정비가 된다면 조망이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 비상 탈출시 요령이 적혀있는 안내판. ⓒ 김지형
▲ 하얀색 덮개 아래에 비상 탈출 장비인 스파이럴슈트가 보관되어 있다. 유사시에 앞뒤 차량 각 2개씩 총 4개의 스파이럴슈트가 이용된다고 한다. ⓒ 김지형
안전장비 실효성 확인 어려워, 공개 테스트 등 필요할 듯
몇 개의 역을 지나칠 때쯤 차량 내의 안전시설을 살펴보았다.
우선 최후 탈출용 장비인 스파이럴 슈트는 운전석 바로 뒤 큰 블록형태의 덮개 아래에 있었다. 현재 3호선은 유사상황 발생 시 고가 사다리차가 오거나 반대편에 다른 차량이 와서 건너가는 방식으로 탈출 루트를 설계하고 있다.
다만 이런 대처가 어려울 시 최후 수단으로 비행기에서 사용하는 미끄럼 방식의 나선형 탈출 장비를 비치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스파이럴 슈트다. 안전 장비는 주민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부분이다. 모노레일로 설계된 3호선에는 별도의 탈출로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대구시와 도시철도공사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운행 구간중 가장 긴 다리인 팔달교 구간을 지나는 모습 ⓒ 김지형
출발한 지 정확히 46분 만에 열차는 종착역인 용지역에 도착했다. 실제 운행 시에는 승객 탑승 등으로 소요시간이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전 구간이 익히 다녀본 거리였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본 대구의 모습은 색달랐다. 종착역에서 내린 승객들 상당수도 기념촬영을 하는 등 새로운 명물에 대한 기대가 커 보였다.
도시철도 3호선은 당초 2014년 말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겨울철 운행에 대한 테스트를 확실히 하기 위해 개통을 연기한 바 있다. 또 현재 제조사인 히타치에서 시운전까지 통제하고 있는데 이를 넘겨받아야 하는 등 정식 개통까지는 넘어야 할 크고 작은 산이 적지 않다.
도시철도는 대중 교통수단으로서 건설비용도 많이 투입될 뿐더러 한 번 이용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100년은 내다봐야 하는 큰 사업이다.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도시 인프라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종착역인 용지역을 나서는 열차 ⓒ 김지형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인터넷언론인 강북인터넷뉴스(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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