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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식, 정무부지사 발탁... "홍준표 사단 꾸리나"

2011년 디도스 사건 연루돼 한나라당 탈당... "도민에 대한 모독"

등록|2015.01.06 16:21 수정|2015.01.06 16:21

▲ 최구식 전 국회의원. ⓒ 유성호


홍준표 경남지사가 '디도스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옛 한나라당(새누리당)을 탈당한 최구식(55) 전 국회의원을 정무부지사로 기용해 논란이다.

6일 경남도는 정무부지사에 최 전 의원, 정무특별보좌관에 조진래(50) 전 국회의원을 각각 임명한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정무부지사와 정무특별보좌관을 공개모집했고, 7일 오전 임용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주 출신인 최 전 의원은 <조선일보> 차장대우,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을 지내고 17·18대 국회의원(진주갑)을 지냈다. 함안 출신인 조 전 의원은 18대 국회의원(의령함안합천)을 지냈다.

이미 홍 지사는 지난 2013년 1월 최 전 의원을 산청세계의약엑스포 집행위원장에 앉힌 바 있다. 조 전 의원도 2013년 정무부지사에 기용됐으며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퇴했다. 홍 지사가 이번에 다시 정무특별보좌관에 기용한 것이다.

'디도스 사건'으로 한나라당 탈당... 박대출 의원과 경쟁

최구식 전 의원은 이른바 '디도스 사건' 때문에 2012년 1월 옛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지난 2011년 재보궐 투표일 당일인 10월 26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테러가 일어났다. 이 디도스 사건 당시 홍 지사는 한나라당 대표였으며 최 전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었다. 홍 지사는 '디도스 사건'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2011년 12월 당대표에서 사퇴했다. 이후 최구식 의원도 이 사건에 자신의 비서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탈당했다. 최종적으로 최 전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홍 지사와 최 전 의원은 2012년 4월 19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최 전 의원은 당시 '진주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27.37%의 득표를 하는 데 그쳤다. 당시 선거에서는 현재 새누리당 대변인인 박대출 의원이 당선했다. 최 전 의원이 2016년 총선에 나설 경우 박대출 의원과 경쟁할 수도 있어 앞으로 껄끄러운 관계가 될 가능성도 있다.

경남도는 도청 일부 부서를 진주로 옮겨 '서부청사'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부청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되며, 정무부지사는 서부청사에 근무하게 된다.

"전형적인 측근인사... 도민에 대한 모독"

최구식 전 의원의 정무부지사 발탁에 대해 야권은 비판하고 나섰다. 경남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허성무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은 "전형적인 측근인사다, 특히 디도스 사건에 정치적 책임이 있는 사람을 발탁한 것은 정치도의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수 경남도의원도 "홍 지사가 대권 도전하기 위한 전초전을 준비하는 것 같다, 정치도의적으로 책임이 있는데 자기 사람이라고 해서 발탁한 것"이라며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새누리당 안에서도 최 전 의원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데, 홍 지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잡아당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철저한 홍준표 사단이다, 도정을 제대로 하겠다기 보다 철저하게 개인의 인맥을 통해서 도정을 정치적 발판을 확대하는 것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특히 디도스 사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있는데, 그런 사람을 정무부지사에 앉혔다는 것은 도민에 대한 모독이고 우롱이다"고 주장했다.

강수동 민주노총 진주지부장은 "홍준표 도정이 불통과 일방독주의 표본이다, 디도스 사건은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어지럽힌 사건이다. 정치적 책임이 있는 사람을 정무부지사로 임명한 것은 홍준표 도정이 더욱 불통으로 일관하겠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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