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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박지원, 대전간담회에서 '설전'

문 "대권주자가 총선지휘" 박 "독점하면 깨진다"

등록|2015.01.12 11:50 수정|2015.01.12 11:52

▲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12일 오전 대전시당에서 열린 지역위원회 합동 간담회에 참석해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 왼쪽부터 문재인 후보, 이인영 후보 배우자 이보은씨, 박지원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가 상대를 직접 겨냥하며 대전에서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2일 오전 대전시당 회의실에서 '당 대표 후보 및 최고위원 후보자 지역위원회 합동 간담회'를 열었다. 각 후보자들은 오전엔 동구·중구에서, 오후엔 서구갑·서구을 및 유성구·대덕구 대의원들을 상대로 정견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동구·중구 대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문재인·박지원 두 후보는 자신들이 위기에 빠진 새정치연합을 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특히, 양강 구도의 경쟁자인 상대 후보를 겨냥하며 견제에 나섰다.

문재인 "박근혜처럼 대선 나갈 사람이 총선 진두지휘해야"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문 후보는 "제가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유는 우리 당이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사람이 전면에 나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우리 당이 살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라면서 "그러나 오랫동안 여의도 정치 문화에 젖어있는 사람은 우리 당을 바꿀 수 없다, 지금의 정당문화를 만들어온 분이 누구인가, 그런 분들은 변화해야 한다는 의식도 없고, 변화해야 할 방향도 모른다"라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문 후보는 또 "저는 2011년 '혁신과 통합' 운동을 하면서 정치를 바꾸자는 마음 하나로 정치에 뛰어든 사람이다, 변화에 대한 의지가 다른 분들과 다르다"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당의 과제인 '친노와 비노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데에도 제가 적임자다, 우선 저 자신이 그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면 저 자신에게도 '미래'가 없다, 제가 대표가 돼 친노가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의 사랑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박 후보가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당권 대권 분리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권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 지난 총선을 보면 그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면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에 나설 분이면서도 총선을 진두지휘하면서 모든 성과를 안고, 본선 경쟁력도 최대한 높여서 본선에 나갔다, 사실상 대선후보가 당 대표가 돼 진두지휘하면 지지자들의 결집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끝으로 "지금 우리당의 상황은 너무 참담하다, 지금 일어서지 못하면 다음 총선과 대선의 희망이 없다"라며 "제가 상처받을까봐, 또는 다음 대선을 생각해서 지금 이 상황을 회피한다면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제게 우리 당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지원 "대선나갈 사람이 대표하면, 정동영처럼 다 떠난다"

▲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문 후보에 이어 정견발표에 나선 박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는 것이지 대선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면서 "이번 대회는 어떤 개인의 정치생명을 결정하는 대회도 아니다, 우리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대회"라고 문 후보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박 후보는 이어 "당 대표도 하고 대권 후보도 하겠다, 이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만약 2017년 대권 후보가 꿈이라고 말씀하는 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지금 충청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안희정 지사나, 경기의 손학규, TK(대구경북)의 김부겸, PK(부산경남)의 김두관, 또 안철수, 박원순 이런 분들이 협조하겠는가"라며 "정동영이 탈당한 것처럼 우리 당은 '떠나가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만큼은 당권과 대권이 분리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권을 잡아서 대통령이 됐다? 이제는 그런 김대중·박근혜와 같은 리더십은 없다"며 "박근혜는 '대전은요?' 한마디로 박성효 대전시장을 당선시켰지만, 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가 되어서 한마디 한다고 제가 부산에서 출마하면 당선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당 대표는 능력 있고 경륜이 있는 저 박지원이 맞고, 대선후보는 여러 후보들이 월드컵 16강 경쟁을 하듯이 경쟁하면서 국민들에게 검증을 받고 당원에게 인정받아 후보가 돼야 한다"라면서 "그래야 꿩도 먹고 알도 먹는다, 독점하면 깨지는 것이다, 정동영도 발 붙일 데가 없으니까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끝으로 자신이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충청권을 위해 '세종시 수정안 부결'과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를 관철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에 나오신 분은 대체 그동안 무얼 했나, 무슨 일 있으면 뒷방에 앉아 있다가…, 이것은 안 된다, 저 박지원이 싸웠다, 박지원이 (대표를)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두 후보의 정견발표와 질의응답에 이어서는 이인영 후보의 배우자인 이보은씨가 나서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인영 후보는 오후에 열리는 서구갑·서구을 대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부터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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