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 쌍용차 회장에게 인도어로 SNS 편지
신차 출시 앞두고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회장 방한..."터놓고 대화하고 싶다"
▲ 쌍용차 해고자 이창근이 마인드라 회장에게 보낸 편지12일 쌍용차 평택공장 굴뚝 위에서 농성 중인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마힌드라 아난드 회장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마힌드라 아난드 회장은 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최고경영자로, 오는 13일 신차 발표를 앞두고 이날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손지은
"인도 속담에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 보기 전에는 그 사람의 발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신고 있는 낡은 이 신발을 보십시오.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 신어도 보십시오. 그리고 우리와 대화를 나누어 주십시오."
70m 굴뚝 위에서 31일째 고공농성 중인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책실장이 12일 방한하는 마힌드라 아난드 회장에게 해고자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청했다. 마힌드라 아난드 회장은 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최고경영자로 오는 13일 신차 발표회를 앞두고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하는 동료와 가족을 잃었습니다...저희 사정을 들어주세요"
12일 오후 이 정책실장의 트위터에는 각각 영어와 힌디어로 쓴 조각글 22개가 올라왔다. 그는 "아난드 회장님께 드립니다"라고 시작하는 편지글에서 "2009년 정리해고 문제가 7년째 해결되지 않았고 그 사이 사랑하는 동료와 가족 26명을 잃었다"며 "마주 앉아 저희의 사정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그는 "한국인들의 많은 응원과 바람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이뤄내지 못한 건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마주 앉아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정책실장은 지난 11일 밤에도 마힌드라 아난드 회장 방문이 쌍용차 문제의 변곡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13일은 쌍용차 신차 티볼리가 출시됩니다, 쌍용차 문제 해결의 중요한 일정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그가 마힌드라 아난드 회장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마힌드라 아난드 회장께 드립니다.
오늘 한국에 들어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짧은 메모는 항공기에서 내려 보시게 될 것 같군요. 한국은 무척 추운 한겨울을 지나고 있어 인도 날씨와는 비교가 되지 않아요. 따뜻하게 입으시길 바랍니다.
전 쌍용차 해고자 이창근입니다. 보고 받으셨겠지만, 31일째 쌍용차 평택공장 70미터 굴뚝에 올라 있습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가 7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사랑하는 동료와 가족 스물여섯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법적 공방도 한국인들의 많은 응원과 바람도 문제 해결을 근본적으로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주 앉아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고 싶습니다.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에도, 그 이전에도 단 한번의 대화도 없었습니다. 마주 앉아 저희 사정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따뜻한 짜이를 마시며 아침 인사 나누길 바랍니다.
인도 속담에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 보기 전에는 그 사람의 발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말라" 했습니다. 우리가 신고 있는 이 신발을 보십시오.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 신어도 보십시오. 그리고 우리와 대화를 나누어 주십시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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