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명 죽게 한 MB와 김석기 사장만 잘 살고 있다"
17일 '용산참사 6주기 추모위원회'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퇴진요구
▲ 17일 11시께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 '용산참사 6주기 추모위원회' 30여명은 서울시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김 사장의 퇴진과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지혜
오는 20일 용산참사 6주기를 사흘 앞두고 유가족들이 한국공항공사 앞에 모였다. 이날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그간 언론의 관심도 차갑게 식은 듯 취재진도 2~3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퇴진을 외치며 여전히 눈시울을 붉혔다.
17일 11시께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 '용산참사 6주기 추모위원회' 30여 명은 서울시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김 사장의 퇴진과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사장은 2009년 1월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이 사건을 지휘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국민 6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살인진압 김 전 청장을 아직 처벌하지도 못했다"며 "심지어 그를 공기업 사장에 앉혀놓고 6주기를 맞이하는 심정은 참혹하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최악의 낙하산인 김 사장의 퇴진뿐 아니라 용산참사 국가폭력의 책임에 대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희주 용산참사 진상규명 위원회 대표는 "박근혜 정권은 용산참사의 학살을 계승하듯이 김 전 청장을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2년 전 임명했다"며 "공기업에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한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하고 이를 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당시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 서류·면접 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고도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돼 논란이 일었다.
조 대표는 "아직은 힘이 미약하지만 기필코 용산 학살 주범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17일 11시께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 '용산참사 6주기 추모위원회' 30여명은 서울시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있다. ⓒ 김지혜
"6년간 진상규명 외쳤지만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어"
유가족 전재숙씨는 "사람을 죽인 장본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 사장은 떵떵거리고 잘 살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도 누가 누굴 죽였는지 명확한 진상규명이 나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희생된 분들에 대한 진상규명이 되고, 김 사장을 비롯해 책임자들이 감옥에 갈 때까지 이 자리에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가족 유영숙씨는 "유가족들의 시간은 2009년 1월 20일에 멈춰있다"며 "그렇지만 벌써 세월이 흘러 6주기라고 한다"며 고개를 떨궜다. 유씨는 "전국을 다니며 진상규명을 외치고 책임자 처벌을 외쳤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김포공항 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선전물을 배포했다. 이들은 앞으로 용산 참사 6주기를 맞아 추모제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오는 20일 정오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추모제가 진행되며 22일에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토론회가 마련된다. 25일에는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 '두개의 문2' 제작발표회가, 28일에는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추모 미사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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