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선거캠프 '노트북 가공거래' 여부 놓고 공방
증인들 "노트북 구매는 사실"... 검찰 "거짓증언·증거조작"
▲ 19일 오전 대전지법 316호 법정에서 권선택 대전시장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판이 열렸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지난해 치러진 6·4지방선거 당시 권선택 대전시장 선거캠프의 공직선거법위반혐의에 대한 재판이 또다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아무개 회계책임자의 '컴퓨터 가공거래를 통한 선관위 허위회계보고' 혐의가 사실이 아니며, 실제 노트북을 구입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변호인 측의 증인 심문이 진행됐다.
대전지방법원 제17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19일 오전 316호 법정에서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에서 근무한 A씨와 권선택 캠프에서 미디어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B씨를 증인으로 불러 노트북을 구입한 경위를 심문했다.
앞서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회계책임자 김씨가 노트북 등 컴퓨터 가공거래를 통해 3905만 원을 전화 홍보 업체에 전달했음에도, 실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선관위에 허위로 회계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변호인 측 증인으로 나선 A씨는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에서 근무하던 2014년 4월, 도주한 임아무개 총무팀장에게 부탁을 받고 두 차례에 걸쳐 노트북 10대를 구입해 임씨에게 전달했고, 360여만 원의 노트북 대금은 현금으로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B씨도 임씨의 부탁으로 5월,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노트북 10대를 구입해 임씨에게 전달했고, 그 대금으로 500여만 원을 그달 말께 현금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A씨와 B씨는 한 목소리로 노트북 구입 이유와 사용처, 대금의 출처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진술했고, 이 같은 일에 대해 회계책임자인 김씨에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A씨와 B씨를 상대로 포럼과 캠프에서 일하게 된 경위, 노트북 구매 요청을 받은 과정과 전달 과정, 노트북 대금을 받은 과정 등을 상세하게 따져 물었다. 특히, 구매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이유와 사용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또 B씨를 상대로 재발급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한 당시 거래내역이 담긴 '간이영수증'의 신빙성에 대해 상세하게 따졌다. 검찰은 해당 업체 사장으로부터 받은 '진술서'를 바탕으로 "해당업체 사장은 노트북을 판매한 사실이 없음에도 한 사람이 찾아와 간곡히 부탁해 고객확보 차원에서 '간이영수증'을 써줬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말 노트북을 구매한 것이 맞느냐"고 다그쳤다.
이에 B씨는 "맞다, 구매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근 재판과 관련해 당시 노트북 구매내역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당 업체에 찾아갔더니 당시 기억을 상기해 '영수증'을 재발급해 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검찰에 그러한(노트북을 판매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 진술서를 낸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진술을 요약하면, 용산전자상가는 이른바 '무자료거래(상품의 구매와 판매기록을 남기지 않는 거래)'를 통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가 많은데, 해당 업체도 그런 방식으로 판매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검찰이 실제 판매 여부를 묻자, 해당 거래 세무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불이익이 두려워 사실대로 '판매했다'고 진술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
이에 대해 검찰은 "정말로 실제 노트북을 구입한 것이 맞느냐, 회계책임자 김씨의 진술에 맞춰 본인이 실제 구매하지도 않은 노트북을 구매했다고 진술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허위증언을 하는 것 아니냐"라고 재차 따졌다. B씨는 "절대 아니다, 구매한 것이 맞다"라면서 "당시 CCTV를 확인해 보면 될 것 아니냐"라고 진술했다.
B씨는 또 "증인 출석을 통보받고, 더 정확히 하기 위해서 지난 17일(검찰이 진술서를 받은 다음날) 해당업체 사장에게 '확인서'를 받으러 갔는데, 이번에는 입장을 싹 바꿔서 '못 써준다'고 말했다, 노트북을 판매한 기억도 안 난다고 딱 잡아뗐다"라며 "그분은 '생존권'이 걸린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증인들을 상대로 한 심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 오는 29일부터는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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