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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체제에 실망한 국민들, 어떤 신당 원할까?

한국정당정치 대토론회에서 확인한 새로운 신당 추진 운동의 방향

등록|2015.01.20 16:57 수정|2015.01.20 17:01
거대 양당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 매우 큰 현 시점에서 '한국정당체제의 위기, 대안은 없는가'라는 한국정당정치 대토론회가 19일 전남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재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관계자들도 한 자리에 나와서 기존 정치에 변화를 도모할 대안 정당에 대한 가능성과 방향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가졌다.

강인호 조선대 교수의 사회로 이도흠 국민모임 공동운영위원장, 조성환 사회민주당 창당준비모임 대변인, 윤석규 전 새정치추진위 전략기획팀장,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가 나와서 발표를 하였다. 또 조정관 전남대 교수, 이영철 전남대 교수, 지병근 조선대 교수, 윤영덕 참여자치21 지방자치위원장, 남궁협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조용술 청년연합 36.5 대표,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새로운 정치 전망과 대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피력했다.

▲ 한국정당정치 대토론회 발표자들 ⓒ 이종화


이도흠 국민모임 공동운영위원장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가치와 노선'으로 평화생태복지국가를 제시하였다. 핵심은 신자유주의 체제의 극복과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면서도 여기에 노동자와 서민들이 함께 하는 참여 민주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진보진영의 주된 입장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반면 조성환 사회민주당 창당준비모임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은 대안 정당의 전략적 포지션이 좀 더 두드러진 입장이었다. 즉, 이제는 보수 새누리당의 북한마케팅 독점 시대를 끝내고 제대로 된 경제 복지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것. 그럴려면 우선은 좁은 진보의 감옥에서 벗어나 40%의 새누리당 왼쪽과 30%인 무당층을 더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주장을 한 마디로 언급하면 "경제 복지는 철저한 진보를! 북한 관계는 합리적 보수를!"이라는 선언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에 따르면, 창당 준비를 하는 사회민주당은 합리적인 북한인권법 제정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고 볼 만큼 이 문제를 매우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있었다.

또한 윤석규 전 새정치 전략기획팀장 역시 매우 인상적인 주장을 펼쳤는데, 적어도 현재 정동영이 참여하는 국민모임의 '진보통합 야당교체론'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더욱 그러했다. 그가 말한 '야당교체론'이란, 진보정당을 만든 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왼쪽과 기존의 진보정당들의 오른쪽은 신당에 모두 합류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오른쪽은 보수 새누리당에 합류해 결국 진보-보수의 양대 정당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동안 정치현장에서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경험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 성격상 결코 그러한 방향의 변화가 되긴 힘들다고 진단내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이권장악과 이권추종 집단까지를 합친 10%가 나머지 70%의 침묵하는 대중 집단과 20%의 소외 집단을 지배하는 사회구조이기에 결국 심각한 불평등 전선은 상위 10%와 나머지 90% 사이에 그어진다고 보았다.

바로 이 점에서 그는 나머지 90%를 대변하는 시민정당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적어도 신자유주의 담론에 등장하는 이념적 분석보다는 오히려 이권의 문제로 파고들어가야 한다는 주장 역시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발제로 나선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는 위기를 기회의 씨앗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더 이상 시민사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정치 불신을 키우는 정당이 되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주목할 만한 실험으로 진보재편과 안철수 현상을 꼽았다.

물론 둘 다 실패로 끝났지만 적어도 한국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 바람들을 보다 분명하게 표출시킨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현재의 정의당은 이러한 점들을 잘 숙지하면서 앞으로의 진보재편과 야권재편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 기존 양당 체제 실망 ⓒ 정강길


신당 추진 운동의 큰 두 가지, 진보통합 야당교체론과 중도공략 야당교체론

최근 양당 체제에 실망한 국민들이 급속도로 새로운 신당 창당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여당에 대한 실망이 곧바로 야당과 진보 정당에 대한 표로 이어지기보다는 현재 무당층의 증가로 많이 쏠리고 있는 현상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정부에 실망하고 야당도 무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바로 이 점에서 두 가지 신당 형성 혹은 신당 창당의 방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앞서 말한 야당교체론으로 기존 진보정당들(정의당, 노동당 등)과 정동영이 참여하는 국민모임의 진보재편을 통해 기존 야당을 대체하려는 대안 정당 운동을 들 수 있다. 이를 '진보통합 야당교체론'이라고 불러본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아예 10%도 안 되는 좁은 진보 동네를 벗어나 차라리 40%의 보수 새누리의 왼쪽과 구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킨 30%의 중간 무당층까지, 그러니까 합쳐서 70%를 공략하는 방향이 더 낫다고 보는 대안 시민정당의 입장이 있다. 이를 '중도공략 야당교체론'이라고 명명하자(사실 중도란 용어는 별로 마음에 들진 않지만). 결국은 이 두 입장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당 추진 운동의 큰 두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표방하는 정책으로 보면, 전자의 경우는 기존 진보 정당의 정책 방향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후자가 좀 더 새롭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후자에 경우엔, 경제 복지에 대해선 철저한 진보를 지향하면서도 북한 관계에선 북한인권법 제정도 받아들일 만큼 합리적 보수 입장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방향 모두 강력한 복지국가를 추구한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보인다.

이번 토론에서 볼 때, 국민모임과 정의당 측은 전자에 좀 더 가깝다면, 사회민주당 창당을 준비하는 조성환 사회민주당 창당준비모임 대변인과 대안 시민정당을 준비하고 있는 윤석규 전략기획팀장이 추구하는 방향은 그래도 후자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양당 체제에 실망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과연 어느 쪽을 좀 더 지지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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