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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걱정 없는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

울산 중구 아파트단지 내 '뜰에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시설비 출자

등록|2015.01.21 19:15 수정|2015.01.21 19:15

▲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에 있는 '뜰에 어린이집'. 지난해 9월 개원한 이곳은 학부모 28명이 공동 출자한 부모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이다. 창이 유리로 되어 있고 CCTV가 설치돼 있다 ⓒ 뜰에 어린이집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부모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내에 들어선 '에일린의 뜰 2차 아파트' 단지에 있는 '뜰에 어린이집'. 지난해 9월 개원한 이곳은 학부모 28명이 공동 출자한 부모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이다.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어린이집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알려졌다.

'뜰에 어린이집'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내 복지 시설을 어린이집 건물로 제공하고 학부모 한 명당 150만 원의 출자금으로 어린이집 운영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마련했다. 이어 공모를 통해 어린이집을 운영할 원장을 선발했다.

이곳은 현재 4개 반에 보육교사 6명, 0~4세까지 28명의 어린이가 생활하고 있으며, 어린이집 모든 창을 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로 처리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CCTV는 교실 4곳과 출입문 1곳, 야외놀이터 1곳 등 모두 8대를 지난해 9월 개원과 동시에 설치했다.

부모협동조합형 어린이집 원장 "부모와 교육프로그램 논의... 만족도 높아"

'뜰에 어린이집' 이정아(45) 원장은 "지난 20년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지내왔지만 보육교사로서는 나이도 찬 데다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할 뜻이 있어 준비를 했다"며 "그러던 중 5개월 전 이 아파트의 어린이집 운영 공고를 보고 응모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을 이용한 생태어린이집 운영 등 학부모들과 뜻이 맞아 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문제는 보육교사를 모집하는 일. 이 원장에 따르면, 보육교사들은 기존 어린이집의 경우 원장 한 사람의 의중을 맞춰가면 되지만 이 어린이집은 학부모 28명의 의중을 일일이 맞춰야 할 것 같아 교사들이 선뜻 들어오기를 꺼렸다고.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여부와는 상관 없이 보육교사들의 인권문제도 있어 CCTV 설치를 꺼리는 보육교사도 상당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어 교사 인권이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CCTV 를 운영중이며 지금은 학부모와 보육교사 모두 만족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CCTV가 설치된 곳은 교사들이 꺼려 교사 충원의 어려움이 있지만, 학부모가 원할 경우 언제든 CCTV를 볼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들의 출자를 통해 만들어진 어린이집이다 보니 사설 어린이집과 달리 영리 목적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양육하는 어린이집"이라며 "따라서 이 여건에 맞춰 들어온 보육교사들이 한마음이 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부모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은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원장과 보육교사, 학부모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한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해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최근 불거지는 아동학대와 관련한 나름의 대책도 제안했다. 그는 "상당수 교사들이 인터넷 등에게 자격증을 따고 곧바로 현장에 나와 쉴새 없이 일하다 보니 정작 교사 인성교육 등에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다양한 보완책이 필요하지만 보육교사 양성에서부터 보다 철저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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