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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빛내림 쇼를 보다

[사진] 북한산 향로봉에 다녀와서

등록|2015.01.24 14:27 수정|2015.01.24 14:27
지난 23일 오후 족두리봉을 경유해 북한산 향로봉에 다녀왔습니다.

한 주에 2~3회 다녀 오던 족두리봉을 3주 만에 올라봅니다.  일기 예보에 '날씨 맑음'이었는데 하늘은 잔뜩 흐려 있습니다. 가끔씩 햇살이 내려 오는데 그 모습이 장관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 다양한 모습의 빛내림이 오늘의 산행을 즐겁게 해 줍니다.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에서 하차하니 오후 1시 40분입니다. 대호아파트 뒷쪽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쪽 등산로는 암벽길로 경사가 심해 약간 위험하지만, 짧은 시간에 땀을 흘리기에 좋은 코스입니다.

▲ 연무속의 도시 ⓒ 이홍로


▲ 기묘한 바위와 까치 ⓒ 이홍로


▲ 하늘의 쇼 빛내림 ⓒ 이홍로


▲ 북한산 향로봉 ⓒ 이홍로


족두리봉을 오르다가 시내를 보니 안개인지 연무인지 시야가 흐리고 꿈속에 보는 도시 같습니다. 첫번째 가파른 등산로를 지나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기념 사진도 찍는 바위 위에 오늘은 까치 한 마리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녀석 오늘 기념 사진을 찍는 날인가 봅니다. 다음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다가 시내를 바라 보니 하늘에서 조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아파트만 밝은 빛을 비춰 줍니다.

족두리봉 정상에 올라 향로봉, 비봉, 보현봉을 바라 보고 있는데 다시 하늘에서 향로봉 왼쪽 봉우리에 빛을 내려 줍니다.  무대 위의 주인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하늘이 어느 곳을 돋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 눈덮힌 족두리봉 ⓒ 이홍로


▲ 빛속의 비봉 ⓒ 이홍로


▲ 북한산 의상봉과 그 뒤로 보이는 백운대 ⓒ 이홍로


▲ 멀리 문수봉과 보현봉 ⓒ 이홍로


▲ 향로봉과 족두리봉 그리고 빛내림 ⓒ 이홍로


족두리봉을 지나 향로봉으로 향합니다. 응달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고 얼음도 있어 조심해야 됩니다. 향로봉을 오르며 시내를 바라볼 때마다 구름과 빛내림의 모습은 계속 달라집니다. 향로봉을 우회하며 비봉을 바라보니 비봉 위에는 하늘이 파랗고 밝은 햇살이 내려왔습니다. 향로봉 고개를 올라서니 북한산 백운대와 보현봉이 한눈에 보입니다. 백운대는 구름에 가려 있고 용출봉에는 햇살이 밝게 비추고 있습니다.

▲ 족두리봉 뒤로 한강과 건물들이 동화속의 나라 같다. ⓒ 이홍로


▲ 빛내림속의 도시 ⓒ 이홍로


오늘은 산행을 하는 동안 하늘에서 펼쳐지는 빛의 쇼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회색빛 구름 속에 나무는 앙상하게 옷을 벗고 있고, 멋 없는 겨울 산행을 다양한 빛내림을 보면서 즐거운 산행을 하였습니다. 

향로봉을 돌아 하산하는 길에는 붉은 빛이 한강과 주변의 건물을 덮어 마치 동화 속의 도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행을 하다 보면 같은 산인데도 매일, 시시각각 다른 모습입니다. 그래서 같은 산을 오르고 또 올라도 싫지 않은가 봅니다. 이런 자연이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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