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 "일본인 인질 1명 살해" 영상 공개... 새로운 조건 제시
"요르단에 구속된 동료 석방하라" 요구... 일본 충격 속 영상 진위 확인중
▲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살해 영상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을 살해했다는 내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4일 오후 11시(한국시각) IS에 붙잡힌 일본인 인질 가운데 한 명인 고토 겐지로 보이는 이가 다른 인질인 유카와 하루나로 보이는 이의 피살된 사진을 들고 있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영상에서 혼자 등장한 고토로 추정되는 이는 자신의 음성이 아닌 영어로 된 다른 남성의 음성과 아랍어 자막을 통해 "나는 고토 겐지"라며 "당신들은 나와 함께 생활하던 유카와가 살해된 사진을 보게 될 것이다"면서 피살된 유카와의 얼굴로 보이는 사진을 들고 있다.
이어 "유카와를 죽인 것은 바로 당신(아베 신조 일본 총리)"이라며 "IS 지도자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72시간 이내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동료 석방하면 인질도 풀려날 것"... 영상 통해 새로운 조건 제시
앞서 IS는 일본 정부가 중동의 IS 격퇴 작전에 2억 달러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일본인 인질 2명을 내세워 72시간 이내에 몸값으로 2억 달러를 보내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이번 영상에서 "IS의 요구는 어려운 것이 아니며 그들은 더 이상 돈을 요구하지도, 돈을 건넬 필요도 없다"며 "요르단 정부에 구속된 동료 '사지다 알 리샤위'를 석방하면 인질도 곧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IS가 인질의 몸값이 아닌 동료의 석방을 새로운 요구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NHK는 사지다 알 리샤위가 지난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폭탄 테러로 5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가담했다가 요르단 당국에 붙잡혀 2006년 사형 선고를 받은 이라크인 여성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음성은 "나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것인지 알려주고 싶다"며 "같은 일(유카와가 살해된)이 반복되지 않게 아베 총리가 나를 죽게 내버려 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본, 영상·사진 진위 확인중... 아베 "언어도단의 폭거, 강한 분노"
일본은 즉각 반발하며 영상과 사진의 진위 확인에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긴급 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언어도단의 폭거이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인질을 해치지 말고 즉시 석방할 것을 단호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피살된 사진이 공개된 유카와의 가족이 느낄 상심은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다"며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테러에 굴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세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할 것이며 고토의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성명을 내고 "정보 당국이 영상과 사진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며 "미국은 IS의 행위를 강하게 비난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토의 어머니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얼굴이 매우 긴장되고 사태를 낙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들이 빨리 석방되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NHK는 이슬람 전문가를 인용해 "요구 내용이 구체적이고 시한도 정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IS가 진지하게 인질 교환을 원하는 것 같다"며 "일본 정부가 냉정함을 되찾고 요르단 정부와 협력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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